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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규환' 라파 "시신이 사방에"… 이스라엘군에 떠밀려나는 구호단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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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진격하면서 인도적 참사가 악화하고 있다. 구호단체들까지 하나둘 이스라엘군에 떠밀려 나는 실정이다. 가자지구로 전달되는 구호품이 3분의 1로 급감했다고 유엔은 전했다.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파에서의 의료 및 인도적 구호 활동이 지난 7일 이스라엘군의 진입 이후 한계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부터 민간인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거센 공습이 잇따르면서 악화일로다.
이번 주에만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운영하는 야전병원과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월드센트럴키친이 운영하는 주방 등이 라파에서 문을 닫았다고 NYT는 전했다. 19개 구호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강화되면서 인도주의적 대응은 사실상 붕괴 직전에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구호품이 67% 급감했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라파 교차로가 전면 폐쇄되고, 케렘 샬롬 교차로 등 또 다른 육로 운송길도 제한적으로 열리고 있는 탓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의료인력이 부족해 수술을 하지 못하는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에 응급의료팀을 지원하려 했지만 검문소에서의 지연으로 병원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도로가 파괴되고 연료와 안전한 이동 경로가 부족해 가자지구 북부로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부상자 수송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의료 역량은 사상자 급증을 부추긴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의 아슈라프 알키드라 대변인은 "라파와 가자지구 북부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학살에 대처할 의료 능력이 없다"며 피란민을 위한 안전한 경로, 구호품의 검문소 통과, 더 많은 야전병원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지난 26일 밤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야기한 화재로 최소 45명이 숨진 라파 서부 탈 알술탄 난민촌에서의 아비규환 상황도 전해졌다. 당시 오후 8시 45분쯤 지축을 뒤흔든 폭발음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변호사 주하르(36)는 "사방에서 시체가 보였다"며 "불타는 아이들, 몸통이 없는 머리, 고통에 뛰어다니는 부상자들, 산 채로 불타는 텐트 안에 갇힌 이들이 있었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그날 운 좋게도 난민촌과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가족과 대피한 덕분에 목숨을 구했던 이발사 피다 알딘 아부 자라드(40)는 다음 날에도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결국 딸(18)을 잃었다. 당시 사상자 구조에 나섰던 피란민 샤리프 와르시 아가는 "이스라엘군은 무장 세력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하지만 천막과 이재민으로 가득한 지역을 공격한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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