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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특별법 · 민주유공자법, 국회 통과했지만... 尹 거부권에 '폐기' 유력

입력
2024.05.28 17:30
수정
2024.05.28 21: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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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29일 재의요구권 행사할 듯
국회 임기 만료로 재의결 없이 '폐기'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의결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의결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선(先) 구제 후(後) 회수'를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과 민주화 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명문화한 민주유공자법이 처리됐다. 두 법안 모두 정부·여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유력해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전까지 10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먼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0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경우 임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공공 매입을 신청할 수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이를 매입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지난해 6월부터 전세사기특별법이 실시됐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피해자 구제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다는 판단에 보완 입법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선 구제 후 회수' 실효성 문제 및 회수 가능성, 유사사기 피해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반대했다.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민주당 주도로 지난 2월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본회의에 직회부됐던 민주유공자법도 이날 부의 표결을 거쳐 상정된 뒤, 재석 의원 161명 전원 찬성으로 처리됐다. 민주유공자법은 민주유공자로 등록 결정이 된 사람과 그 유가족에 대해 의료 지원, 양로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부여당은 이 역시 민주유공자 선정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상태다. 전세사기특별법에 반대해 표결 직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유공자법 처리 때도 전원 불참했다.

이날 오후 정부로 이송된 두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 "주택도시기금은 무주택 서민들이 납입한 청약저축인데 이걸 피해자들에게 선지급하는 건 본래 용도와 맞지 않고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유공자법에 대해서도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민주유공자법에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 주도로 처리된 법안들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건의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함께 통과된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과 지속가능한한우산업지원법 제정안, 4·16세월호참사피해구제지원특별법 개정안까지 포함해 일괄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통상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본회의 재의결을 거친다. 다만 21대 국회 임기가 29일 끝나기 때문에 해당 법안은 재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폐기된다. 앞서 2016년 5월 27일 19대 국회 임기 만료를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고, 해당 법안은 재의결을 거치지 않고 폐기된 전례가 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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