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불안정형 협심증 등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 우수

입력
2024.05.24 09:45
수정
2024.05.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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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연구 결과, 기존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보다 안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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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3개월 이하로 단축된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을 시행한 뒤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을 시행하는 치료법의 효용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관상동맥증후군은 증상 발현 유무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ST(심전도 파장의 일종) 분절 상승 심근경색(心筋梗塞·myocardial infarction·심장의 큰 혈관이 막힌 경우에 해당)’과 ‘ST 분절 비(非)상승 심근경색’, ‘불안정형 협심증(狹心症·angina pectoris)’ 등을 말한다. 반면 만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안정형 협심증’과 ‘변이형 협심증’을 말한다.

대표적인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인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冠狀)동맥이 불안정한 동맥경화반 파열이나 혈전 등의 이유로 갑자기 막히는 질환이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은 혈액·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심장근육이 손상되고, 심한 흉통과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홍명기·이용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가 스텐트삽입술(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PCI)을 받고 3개월 이하로 단축된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 후 티카그렐러를 단독 유지하는 치료법이 기존 12개월 장기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과 비교해 허혈성 사건 발생률에 차이가 없고 출혈성 사건은 46%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1년간 추적 관찰 기간 주요 출혈성 사건 발생은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군에서 4.5%,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에서 2.4%로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이 46% 낮았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1년간 추적 관찰 기간 주요 출혈성 사건 발생은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군에서 4.5%,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에서 2.4%로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이 46% 낮았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는 스텐트삽입술 후 심근경색·뇌졸중(腦卒中·stroke) 같은 허혈성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은 필수적이다.

미국·유럽심장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는 안전형 협심증 환자보다 허혈성 사건 발생률이 높기에 강력한 항혈소판제인 티카그렐러를 12개월간 유지하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장기간 강력한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은 허혈성 사건 발생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출혈성 사건 발생을 높일 수 있어 두 사건 예방에 있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항혈소판제 요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 무작위 연구인 ‘TICO’와 ‘T-PASS’를 기반으로 개별 환자 데이터 메타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TICO 연구는 국내 3,056명의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과 3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 후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T-PASS 연구는 TICO 연구를 심화해 국내 2,850명의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과 1개월 미만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 후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연구팀은 두 연구의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5,906명을 대상으로 1년간 주요 허혈성 사건(사망, 심근경색, 뇌졸중)과 주요 출혈성 사건(BARC 유형 3, 5)을 메타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1년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허혈성 사건 발생은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군’과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주요 출혈성 사건 발생은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에서 46% 낮았다. 이 결과는 나이, 성별, 임상 증상, 스텐트 길이 등에 관계없이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국내 환자가 아닌 외국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 추가 분석했다. 미국을 주도로 진행한 ‘TWILIGHT’ 연구와 유럽을 주도로 진행한 ‘GLOBAL LEADERS’ 연구에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시행한 하위 분석 연구를 추가해 2차 메타 분석했다.

그 결과, 외국 환자들을 포함했을 때에도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군’은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군’과 비교해 국내 환자군과 동일하게 허혈성 사건 발생은 차이가 없으며 주요 출혈성 사건 발생은 낮았다.

홍명기 교수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스텐트삽입술 시행 후 3개월 이하로 단축된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 후 티카그렐러 단독 요법 우수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환자에게 효용성과 안전성 높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 39.3)’ 최신 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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