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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모픽, 3세대 AI 반도체로 주목...글로벌 패권 경쟁 '로딩 중' [창간기획 : 초인류테크,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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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첨단 바이오 같은 신기술이 인류를 기존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류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올해로 일흔 살이 된 한국일보는 '초인류테크'가 바꿔놓을 미래 모습을 한발 앞서 내다보는 기획시리즈를 총 6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충분한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인공지능(AI) 서비스는 허상에 불과하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어마어마한 전력이 소요돼서다. 2021년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인 GPT-3를 학습하는 데 1,287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이 소모됐다고 한다. 미국 가정의 1년치 평균 전력 소모량이 약 1만632KWh(킬로와트시)인 점을 감안하면, AI가 한 가정이 자그마치 121년 동안 사용할 전기를 쓴 셈이다.
비교적 최근 AI 모델인 GPT-4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약 1조 개로, GPT-3의 6배에 달하기 때문에 GPT-4의 전력 소모량은 더욱 클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파라미터는 생성형 AI가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많을수록 AI의 성능이 향상된다. 즉, AI 모델의 성능이 올라갈수록 전력 소모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AI 반도체의 발전 방향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세대 AI 반도체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에 AI 가속기(AI 학습에 특화한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해 복잡한 연산 작업을 고속으로 처리하는 데 방점을 뒀다. 원래 그래픽 처리에 쓰였던 GPU가 대규모 병렬 연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쥐었다. 그러나 2세대 AI 반도체부터는 '저전력'이 화두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AI 모델에 쓰일 수 있는 범용성을 포기하더라도, 더 낮은 전력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주문형 반도체(ASIC)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은 보다 더 저전력으로 구동시킬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가 3세대 AI 반도체로 등장할 것에 대비해 연구를 활발히 해왔다. 대표적으로 인텔은 2018년과 2021년 잇달아 '로이히'라는 이름의 뉴로모픽 반도체를 발표했고, 뉴로모픽 연구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학계, 산업계, 정부 등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 뉴로모픽 반도체를 상용화한 기업도 있다. 호주 반도체 기업인 브레인칩은 '아키다'라는 이름의 뉴로모픽 반도체를 판매하는 중인데, "비교할 수 없는 성능, 정밀도 및 감소된 전력 소비로 데이터를 처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뉴로모픽 반도체를 상용화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PIM반도체연구센터 및 AI반도체대학원의 유회준 교수 연구진은 지난 3월 뉴로모픽 컴퓨팅 방식을 활용한 AI 반도체를 개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GPU 'A100'보다 600여 배 전력 효율이 높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 교수는 "뉴로모픽 반도체가 상용화하면 현존하는 모든 AI 반도체를 저전력으로 바꿀 수 있는 셈"이라며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도 있고, 로봇 등 다양한 기계에서 자체 AI 서비스가 구동하게끔 산업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뉴로모픽 반도체가 현재 상용화한 AI 반도체처럼 대량으로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연산과 저장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뉴로모픽 컴퓨팅과 달리 연산과 저장이 분리된 폰 노이만 컴퓨팅에 최적화한 반도체 소자와 이를 기반으로 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생산 공정이 바뀌는 게 필수다. 김재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공뇌융합연구단 선임연구원은 "두뇌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시냅스(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에 걸맞은 소자 개발이 이뤄지고, 이 소자가 현재 파운드리 생산 공정과 호환 가능성을 갖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반도체 생태계의 진화
<2>안 아프고 100세까지
<3>어디서나 전기 쓴다
<4>AI 대 AI, 인간 대 AI
<5>통신, 경계가 사라지다
<6·에필로그> SF 작가의 초단편 ‘서아의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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