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이화영 보석 심문서 "유죄 땐 이유 정확히 밝혀야" 요구

입력
2024.05.21 16:22
수정
2024.05.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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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대북송금은 정치적 사건"
"건강 안좋아 선고 전 치료 요청"
검찰 "제외 사유 없이 정치적 주장"
"고위공무원 뇌물 등 도주우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보석 청구 심문에서 이 전 부지사 측이 이 사건을 유죄로 판결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21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보석 청구 심문에서 이 전 부지사 측 김현철 변호사는 “이 사건은 정치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사건은 수사·기소·판결 결과가 향후 정치권력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라며 “공소사실 기재 상 현재 야당 대표인 이재명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어 이화영에 대한 유죄 판결은 불가피하게 이재명에 대한 유죄를 추정하는 유력한 재판 문서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가 향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충분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 사건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 정치권력 향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사건이 분명하다”며 “(재판부는) 대북송금 사건이 유죄 선고가 내려질 경우 그 이유를 알기 쉽게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석 석방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건강이 대단히 안 좋으므로 설령 유죄 판결을 내리더라도 보석을 허가해 건강을 회복한 후 선고 받을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전 부지사도 “눈꺼풀이 심하게 떨려 책을 읽기 어렵고 공황성 장애가 느껴진다. 치료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달 26일 법원에 “구속 기간(1년 7개월)이 길어 건강이 나빠졌다. 선고 전 치료의 기회를 달라”고 보석을 청구했다. 이 전 부지사의 구속은 다음달 21일 만료된다.

검찰 측은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맞섰다. 검찰 측은 “보석 심리는 보석 청구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며 “하지만 변호인은 제외 사유 여부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어떤 조건으로 석방해야 하는지도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정치적 사건이라고 단정한 후 보석 심리에 있어서 고려 대상이 아닌 사건 실체 파악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치적 주장이라고 판단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사건은 고위 공무원이 기업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수수했고 그에 대한 대가 관계에 연관돼 북한에 거액을 송금한 사건”이라며 “이는 특가법상 뇌물 사건이기 때문에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필요적 보석 사유에서도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와 법인차량 사용 제공 등의 방법으로 2억5,9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받는 등 3억3,400만 원 상당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법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8일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7일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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