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N번방 사태'에, 서울대 "신입생 때부터 예방 교육 실시"

입력
2024.05.21 15:25
수정
2024.05.21 16:3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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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장 단장 TF팀 구성

서울대 정문. 뉴스1

서울대 정문. 뉴스1

서울대 출신 남성들이 동문 여학생 등의 얼굴 사진에 음란물을 합성한 뒤 이를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이 알려지자 학교 측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대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이 디지털 성폭력 범죄에 보다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신입생 때부터 예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는 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관련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할 방침이다. TF팀은 교수 등 학내 보직자들로 구성되며,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회와도 협의하기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서울대 동문 12명 등 수십 명의 사진을 이용,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30대 남성 박모씨와 강모씨를 지난달 11일과 이달 16일 각각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 결과 서울대 동문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21년 7월부터 경찰에 검거된 올해 4월 초까지 대학 동문을 비롯한 여성 48명의 졸업 사진이나 SNS 사진을 알몸 등에 합성해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반포 등)를 받는다.

박씨의 연락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일부는 2022년부터 각각 서울 서대문·강남·관악경찰서와 세종경찰서에 개별적으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수사 중지·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재수사 지시를 내렸고, 서울청 사이버수사대가 지난달 이들을 검거했다.

서울대 출신 남성들이 자교 동문을 성범죄 대상으로 삼았다는 소식에 학교 구성원들은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서울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주변에 비슷한 피해를 당했는데 넘어간 친구 있으면 꼭 말해주자", "나이 많은 졸업생이 후배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피해자분들 견뎌내줘서 고마워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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