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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이조' 전력생산, 조력발전 100% 활용법

입력
2024.05.21 19:00
25면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족 국가이면서도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이슈를 에너지 경제학의 관점에서 점검해본다.

경기 안산시 시화방조제에 지은 '시화호 조력 발전소' 전경

경기 안산시 시화방조제에 지은 '시화호 조력 발전소' 전경


한국, 천혜의 조력발전 입지
다수 방조제에서 발전 가능
두 가지 제도 개선 우선 필요

조력(潮力)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다. 2011년부터 가동되고 있는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253㎿)로 매년 경기 파주시 인구에 해당하는 5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한다.

시화호 조력발전은 4가지 장점을 가진다. 첫째, 매년 31.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 이는 30년생 잣나무 약 5,000만 그루에 해당한다.

둘째, 화석연료 발전과 달리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이러한 대기오염 물질은 건축물의 부식을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만 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1만 명 넘는 사람들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셋째, 전기를 생산할 때 필요한 석탄, 천연가스, 석유, 우라늄 등의 연료는 대부분 수입되는 반면에, 조력발전은 순수한 국산 에너지다. 시화호 조력발전은 석유 86만2,000배럴을 대체할 수 있는데, 이는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무역수지 개선효과에 해당한다. 94.3%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가지는 우리나라에 조력발전은 효자인 셈이다.

넷째, 조력은 태양광 및 풍력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거나, 눈이 오면 태양광의 전기 생산량은 급감한다. 풍량이 작거나 풍향이 달라지면 풍력의 전기 생산량 또한 급감한다. 하지만 조력은 해수면 차이에 영향을 받을 뿐 기후 여건의 영향에서 자유롭다.

물론 방조제를 새로 지어야 한다면 조력발전소는 많은 비용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환경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시화조력발전소처럼 이미 있는 방조제에 조력발전을 추가하면 비용도 절약하면서 생태계 영향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조력발전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방조제의 활용이 필요하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이것은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다. 첫째, 이미 방조제가 건설돼 있는 새만금, 화성호, 석문호, 대호호, 부남호, 간월호, 부사호 등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수질이 악화돼 방조제 내측을 담수호로 활용하지 않고 해수를 유통시켜 해수호로 만들기로 결정한 경우에 한해, 조력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이미 조력발전이 설치돼 있는 시화호 방조제에 조력발전 설비를 추가해 발전력을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개 설비의 통합 운영으로 최적 운전이 가능하다. 또한 한 설비에 문제 발생 시 다른 설비로 보완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방조제 내측에 대한 홍수기 재해방지 능력이나 갈수기 수질관리 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

조력발전의 확대를 위해서는 두 가지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첫째, 홍수조절 및 수질개선이라는 사회적 편익을 반영해 다목적댐 건설비의 30%를 국고로 지원하듯이, 동일한 기능을 가지는 조력발전의 수문 공사비 일부도 국고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조력발전이 최소한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정부는 조력발전에 대해서도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거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서는 인증서를 발급한 후 시장에 팔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조력발전에 대해서는 인증서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이 제한을 해제해야 재생에너지 필요 수출기업이 인증서를 구매해 활용할 수 있다.

조력발전은 많은 장점을 가지지만,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기에 아무나 할 수는 없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조력발전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다수의 방조제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제도를 개선하면서 기존 방조제를 잘 활용한다면, 조력발전은 우리에게 꿩 먹고 알 먹기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 학장
대체텍스트
유승훈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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