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여야 형제로 만나자" 이재명 "국정기조 전환해야"

입력
2024.05.20 18:30
수정
2024.05.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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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대통령에게 '노' 할 수 있어야"
당 상임고문단도 "당 대변혁해야"

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형제로 만나자"며 협치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면서도 여권의 국정 기조 전환을 당부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여야가 늘 만나서 어깨를 마주하고, 눈을 맞추면서 마음에 있는 얘기를 다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8대 국회에서 황 위원장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당시 여야 원내대표로서 국회선진화법 등을 제정한 사례를 들며 "우리 서로 하나가 돼서 국사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 통합과 포용에 있다"며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건 인정하고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들의 생각이 표출됐다며 "여당에서 국정 기조 전환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정 기조를 바꿀 수 있도록 여당이 힘써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대선 때 공약한 것은 유지하되, 그 방법이나 당과 정부와의 관계를 (수정하겠다)"며 "어저께(19일)도 우리(당정)가 비공개로 모였고, 수시로 하자고 돼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앞서 김진표 의장을 예방해서도 당정 관계 관련 조언을 들었다. 김 의장은 "지금은 정부를 끌고 가는 여당으로서의 역할이 조금 부족하다"며 "정부가 안 끌려오는 이유에 만일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에게도 필요할 때는 '노'라고 분명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선거 결과는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라고 하지 않은 것"이라며 "여당 전체가 대통령 직속 부하 단체가 되면 정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정의화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은 이날 황 위원장과의 오찬 회동에서 "이번 총선 참패는 국민의힘이 대변혁을 하지 않으면 영속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라며 "최근 의정 대란 같은 것을 보면, 심상치 않은 일들임에도 우리 정치가 좀 방치하고 있지 않나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임고문단에선 이르면 7월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취재진과 만나 "당심과 민심을 적절히 배분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당원투표 100%로 결정되는 전당대회 규칙을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 등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손영하 기자
이민석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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