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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특검' 맞불 놓고 싶지만... 신중한 與 지도부 왜?

입력
2024.05.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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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최형두,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단독 방문에 특검 요구
당 지도부는 신중..."자칫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하는 결과"
당 일각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데" 소극적 대응에 불만

2018년 11월 7일(현지시간)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그라=연합뉴스

2018년 11월 7일(현지시간)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그라=연합뉴스

국민의힘 일각에서 '김정숙 여사 특검'을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영부인 첫 단독외교"라고 2018년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치켜세우자 호재를 만난 듯 공세에 나섰다. 야권이 밀어붙이는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하지만 앞장서야 할 여당 지도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역풍을 우려하며 사안이 커질까 오히려 염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왜 이처럼 몸을 사리는 것일까.

박정훈·최형두 등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단독 방문에 특검 요구

박정훈 국민의힘 송파갑 당선자는 20일 페이스북에 “2018년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전용기 투어 사건은 검찰 수사로 진실이 신속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검찰에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당선자는 본보 통화에서 "당시 청와대가 예비비를 타내는 과정, 그리고 청와대가 인도 정부로부터 김정숙 여사 초청을 이끌어 내는 과정에 직권 남용이나 국고 손실 혐의가 없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선 최형두 의원도 전날 “특검하려면 이 의혹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김정숙 여사 버킷리스트’ 의혹을 썼다가 소송에 시달린 언론인 재판 기록이 있다”며 비슷한 주장을 폈다. 김민전 비례대표 당선자는 최근 김건희·김정숙 여사는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씨 관련 의혹도 함께 규명하자며 '3김(金) 여사 특검'을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 특설무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 전 양주회암사지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 특설무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 전 양주회암사지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당 지도부는 신중..."자칫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하는 결과"

반면 당 지도부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YTN라디오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해 “국가의 외교를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했던 단독 외유”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특검 추진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야당이 모든 걸 특검으로 가자고 하다 보니 오죽했으면 여당 의원도 이런 얘기(김정숙 여사 특검론)를 하는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이날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도 성 사무총장과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각각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방문의 부적절함과 이를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로 추켜세운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지만 특검 언급은 없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맞불 작전에 나섰다가 자칫 김건희 여사 특검을 기정사실화할 수 있다는 딜레마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과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한 의원은 본보에 "(김정숙·김건희) 패키지 특검을 주장할 경우, 김건희 여사도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기류"라고 전했다. 원내 관계자도 "의석 수가 적은데 3김 특검을 추진한들 실익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선 불만이 나온다. 한 수도권 원외 인사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데 당 지도부가 너무 소극적"이라며 "김정숙 여사나 김혜경씨 의혹은 관련 액수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보다 훨씬 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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