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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달굴 '비빔면 삼국지'…새 맛 띄우고, 컵라면으로 전선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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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마다 뜨겁게 펼쳐지는 '비빔면 전쟁'이 올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전통의 강호 팔도의 '팔도비빔면' 독주 체제를 농심 '배홍동비빔면', 오뚜기 '진비빔면' 등 최근 3, 4년 사이 출시한 신흥 강자들이 위협하고 있어서다. 3대 비빔면 회사는 '여름 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새로운 맛과 용기면 출시로 변화를 주고 유재석 등을 유명 모델로 내세워 홍보 경쟁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5년 757억 원이었던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00억 원으로 불과 8년 만에 2.4배 가까이 커졌다. 주로 차갑게 먹는 비빔면은 날씨가 따듯해지는 4월 소비자가 찾기 시작해 한여름에 성수기를 맞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비빔면 시장을 주름잡은 제품은 팔도비빔면 하나였다. 팔도가 1984년 내놓은 팔도비빔면은 비빔면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분말수프를 넣어 뜨겁게 끓여 먹는 제품 일색이었던 라면 시장에서 액상 수프 기반의 차가운 라면을 표방한 팔도비빔면은 이색적이었다.
여름 한정 제품이었던 팔도비빔면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일년 내내 판매되면서 사계절 제품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팔도비빔면은 한때 비빔면 시장 점유율 80%대를 기록하면서 경쟁사가 넘보기 힘든 1위를 이어갔다.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팔도비빔면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중이다. 올해 봄 한정판으로 내놓은 딸기비빔면, 마라왕비빔면이 대표적인 예다. 다소 생소한 조합인 딸기비빔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얻으며 비빔면의 변신을 알렸다.
팔도비빔면은 다른 회사와 협업도 활발하다. 팔도는 최근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 '홍루이젠'과 함께 '팔도 비빔샌드'를 선보이고, GS리테일과는 틈새라면과 팔도비빔면을 섞은 '틈새비면'을 출시했다.
팔도비빔면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배홍동도 바쁘다. 2020년 3월 나온 진비빔면은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 매운맛의 수프 노하우를 기본으로 시원매콤한 맛을 낸다. 기존 비빔면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중량을 20% 늘린 넉넉한 양도 진비빔면의 특징이다.
라면업계 선두인 농심이 2021년 3월 새로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던 배홍동은 매콤새콤한 비빔장으로 차별화를 노렸다. 특히 비빔장에 배, 홍고추, 동치미가 들어간 점을 돋보이게 했는데 다른 비빔면에 비해 독특한 제품명은 이 재료들의 앞 글자를 땄다.
오뚜기, 농심은 지난달 용기면 제품인 '진비빔면 용기면', '배홍동큰사발면'을 출시하면서 비빔면 라인업을 강화했다. 주로 집에서 즐기던 비빔면을 밖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봉지면에 이은 용기면 출시는 두 회사가 더 넓은 전선에서 팔도비빔면과 붙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빔면 후발주자인 농심, 오뚜기의 광고 경쟁도 눈에 띈다. 농심은 출시 이후 줄곧 유재석을 광고 모델로 세우고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오뚜기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수사반장1958'을 계기로 배우 이제훈을 진비빔면 모델로 발탁했다. 팔도는 배우 고규필, 서권순을 모델로 신규 광고를 냈다. 농심, 오뚜기에 비해 다소 지명도가 떨어지는 모델이지만 특색 있는 광고로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농심, 오뚜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올해 비빔면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출시 첫해인 2021년 매출액 230억 원을 기록한 배홍동은 지난해 330억 원으로 2위 자리를 굳혔다. 진비빔면 매출액은 2021년 125억 원, 지난해 130억 원으로 비슷하긴 하나 과거 경쟁 제품이 없었던 팔도비빔면으로선 가벼이 보기 어려운 존재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매출액 현황을 공개하고 있진 않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 순으로 조사됐다. 과거 80%대에서 50%대로 떨어진 팔도비빔면의 시장 점유율은 배홍동, 진비빔면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비빔면 2위인 배홍동이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 올린 매출액은 1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빠른 속도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비빔면은 여름 면에서 겨울에도 즐기는 사계절 라면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팔도비빔면과 이를 뒤쫓는 배홍동, 진비빔면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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