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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55층 2개 그대로" VS 서울시 "105층에서 바꾸려면 다시 협상해야"

입력
2024.05.21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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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비즈니스센터' →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로 변경
105층 1개·35층 1개·저층 3개→55층 2개·저층 4개 변경안 고수
현대차 "추가 협상 재검토" 요청

현대차그룹이 20일 공개한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투시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20일 공개한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투시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짓기로 한 새 사옥을 놓고 현대차 측과 서울시가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측이 20일 당초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105층 높이로 짓기로 했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55층 2개동으로 새롭게 조성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의 계획안을 내놓았다. 서울시가 최근 55층 변경안에 대해 추가 협상을 제안하자 현대차그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곧바로 반드시 협상을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GBC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 거점이자 대규모 녹지 공간을 갖춘 공간'이라고 소개하며 콘셉트 디자인 조감도를 공개했다. 그룹은 "'GBC'라는 명칭을 유지하되 그 뜻을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center)'에서 시민들을 위한 친환경 복합단지 성격이 강조된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Complex)'로 바꾸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GBC는 높이 242m의 55층 타워 2개동과 복합전시산업(MICE), 문화·편의시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저층부 4개동 등 총 6개동으로 조성된다. 주 업무시설인 타워동 2개 건물은 단지 내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된다. 단지 중심에는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도심숲이 자리한다. 저층부가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민친화적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됐다고 이 그룹은 설명했다.

특히 타워동은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고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활용될 수 있게 설계됐다. 또 GBC는 단지 중앙의 도심숲을 통해 코엑스부터 잠실, 한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보행 네트워크 허브 역할도 겸하게 된다고 이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10년 만에 105층 → 55층 2개동으로 변경

현대차그룹 GBC 조감도. 단지 중심에는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도심숲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GBC 조감도. 단지 중심에는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도심숲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2014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사들여 105층짜리 초고층 타워와 35층 숙박·업무시설,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모두 5개동으로 GBC를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2020년 5월 착공했으나 현대차그룹은 공사비 상승과 고도 제한 문제 등을 다각도로 살피며 설계안을 재검토했다. 결국 올해 2월 초고층 타워를 55층 2개동으로 나눠 짓는 설계 변경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최근 현대차그룹 측의 설계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현대차그룹에 전달했다. 서울시는 착공한 지 4년이 넘었고 이미 고층 랜드마크로 합의가 됐던 만큼 설계를 변경하려면 사전 협상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전 협상이란 민간 사업자가 5,000㎡ 이상 용지를 개발할 때 서울시와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다.

현대차그룹은 그럼에도 이날 사실상 55층 변경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는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혁신성, 공공성이 한층 강화된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GB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의 조속한 인허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추가 협상 필요하다" 재확인

현대차그룹 GBC 야간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GBC 야간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그러나 서울시는 이날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105층 랜드마크 건물을 지어 올리는 대신 공공 기여 등을 줄여주는 것으로 협상을 마쳤는데 약속과 달리 기존 설계를 대폭 변경하려면 사전협상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05층인) 초고층 랜드마크를 전제로 한 2016년 사전협상 결과의 변경이 있기 때문에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5월 2일 이미 현대차그룹에 전달했다"며 "시의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관련 조례 및 운영 지침에 따라 추가 협상은 필수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신속한 GBC 사업 추진을 위해 현대차와 긴밀히 협의·조정할 예정"이라며 여지를 뒀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서울시가 보내온 공문에 '층수 변경안이 재협상 대상인지' 여부를 문의하는 답신을 17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경 기자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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