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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시인한 김호중, 왜 … "구속 앞당길까 두려웠나"

입력
2024.05.20 12:00
수정
2024.05.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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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혁 건국대 교수 CBS 인터뷰
"금전적 손해 피하려 콘서트 강행"
"공무집행방해 가담 여부가 핵심"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진행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녹화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진행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녹화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경찰의 구속 수사를 피하기 위해 음주운전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사고 전후 음주 정황과 소변 감정 결과 등 간접 증거가 드러나면서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자 입장을 바꿨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획사와 가수가 마음을 합치고 계획에 동참한 모습"이라며 "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치상은 인정하면서 음주운전 사실을 극구 빼려고 노력했지만 벌어지는 상황들이 녹록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유흥업소에 대해 압수수색도 했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영상 증거가 찍혔을 가능성도 있다"며 "계속 부인하는 건 구속 수사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자체 판단한 것"이라고 짚었다.

경찰이 사고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간접 증거를 확보한 점도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뒷받침했다. 이 교수는 "기획사나 김호중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수치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위험음주치상은 수치가 없어도 사실상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을 못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입증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중형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호중이 열흘간 음주 사실을 부인하며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한 데 대해선 "최대한 금전적인 이익은 손해 보지 않으려는 미시적 전략이 작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콘서트를 이틀까지 강행한 것을 보면 (공연으로 인한) 매출액 40억 원에 있어서는 손해를 안 보려고 하는 (모습)"이라며 "기획사 전체가 살아야 하니까. 회사는 일단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전략적 판단인데 단기적 측면에선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음주운전은 시인했지만 증거인멸 교사, 기획사 조직적 차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범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씨가 공모했다면 형량이 훨씬 가중될 수 있다"며 최대 형량으로는 실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주 정도에 대한 자백의 내용에 따라 문제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핵심은 공무집행 방해에 김씨도 함께한 것이 분명한지에 대해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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