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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넓고 이야기는 많다"...화려한 애니로 보는 '스타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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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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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는 이야기의 화수분이다. 9부작 영화가 정본으로 받아들여지나 가지 뻗어 나온 영화나 드라마가 적지 않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콘텐츠들이 더욱 많이 만들어지고 더 대량 소비되면서 ‘스타워즈’를 뿌리로 둔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덩달아 늘었다. ‘만달로리안’ 시리즈, ‘북 오브 보바 펫’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럴 만도 하다. ‘옛날 옛적 멀고도 먼 우주’에는 많은 생명체들이 살았을 테고, 수많은 사건사고와 사연을 만들어냈을 테니까.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제국 이야기’는 우주는 넓고 소재로 쓸 이야기도 많다는 걸 새삼 보여준다.
주인공은 젊은 두 여성 모건 엘스베스(목소리 연기 다이애나 리 이노산토)와 배리스 오피(메러디스 샐린저)다. 모건과 배리스 사이엔 공통분모가 많다. 이전 '스타워즈' 영화와 드라마에서 스치듯 나왔던 인물들이다. 무예에 소질이 남다르다. 두려움은 없다. 타고난 전사들이다.
모건은 어렸을 적 종족이 은하제국에 의해 전멸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는 제국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기보다 남들을 짓밟고 제국에서 출세할 길을 찾는다. 종족의 멸망을 통해 약육강식의 냉엄한 이치를 깨달은 걸까.
배리스는 모건과 정반대 길을 걷는다. 그는 제다이의 기사였으나 어떤 잘못을 저질러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새로 설립된 제국은 구제의 조건으로 배리스에게 제다이 기사 암살 임무를 맡긴다. 배리스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작전’에 나서나 곧 양심을 따른다.
6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모건과 배리스에게 각각 3개 에피소드가 배정된다. 각 에피소드는 15분 남짓 분량이다. 전개가 빠르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세세한 기술은 빠진다. 대신 보는 이의 상상을 자극한다.
이야기보다 영상에서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 우주의 진경이 실재처럼 화면에 구현된다. 비탈길을 내려가던 등장인물의 발바닥이 슬쩍슬쩍 미끄러지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 등에서 정교한 세공술을 감지할 수 있다. 컴퓨터그래픽(CG) 만능의 시대, 실사영화에서 모든 표현이 가능해졌다 해도 애니메이션만이 묘사해낼 수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또 다른 매력은 ‘스타워즈’ 세계다. 제국과 제다이로 대변되는 악과 선의 대결은 여전히 흥미를 돋운다. 엇비슷한 처지에서 정반대 미래를 택하는 모건과 배리스의 대조는 선과 악의 작동 원리를 돌아보게 한다.
불꽃 튀는 광선검으로 빚어내는 액션은 세밀한 표현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이기에 더 눈길을 잡는다. 윙윙거리는 광선검의 소리, 스치기만 해도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광선검의 위력은 첫선을 보인 지 47년(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 개봉)이 지났어도 귀와 눈을 사로잡는다.
루카스필름의 최고창작책임자(CCO) 데이브 필로니가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 2022년 선보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타워즈: 제다이 이야기’와 짝패를 이룬다. ‘제다이 이야기’는 제다이 기사 두 명의 상반된 인생 역정을 에피소드 세 개씩에 나눠 소개한다. 분량이 짧고 이야기 전개 방식이 ‘제국 이야기’와 같다. 루카스필름은 ‘제다이 이야기’와 ‘제국 이야기’를 ‘이야기 프랜차이즈(Tales Franchise)’로 통칭한다.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스타워즈’의 새로운 가지로 키워나갈 의지가 저 통칭에 담겨 있다. 우주는 넓고 사연은 많을 테니까.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6%, 시청자 5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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