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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월부터 휴전선 전역에 지뢰 매설·철책 보강… 굴착기까지 동원

입력
2024.05.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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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1,000명까지 병력 투입
DMZ 중장비 반입은 정전협정 위반

2022년 11월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임진강변 북한 초소에 평소와 다르게 인공기와 인민군 육군 깃발이 나란히 걸린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11월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임진강변 북한 초소에 평소와 다르게 인공기와 인민군 육군 깃발이 나란히 걸린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부터 군사분계선(MDL) 북측 지역 전역에 지뢰 매설과 철조망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대규모 병력과 중장비를 동원해 경기 파주와 인접한 서부전선, 경기 연천·강원 철원 북방의 중부 전선, 동해안 지역의 강원 고성 북쪽 동부 전선 등 휴전선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종의 '진지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군은 구체적으로 북한이 MDL 북측에서 지뢰 매설과 철조망 점검·보강, 불모지 평탄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 감시초소(GP) 등 신규 구조물 설치를 위한 작업이 병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한 현장에 투입되는 인원은 수백 명에서 많게는 1,000명 정도로 식별됐다"며 "지역마다 공사 종류가 달라 인원이나 장비의 투입은 제각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선 중장비인 굴착기도 투입됐다. 이 관계자는 "굴착기의 경우 작업 내내 쓰인 것은 아니며, 일시적으로 투입됐다가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비무장지대(DMZ) 내에 1,000명에 달하는 병력이 투입되고 대형 중장비가 드나드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정전협정 관리·유지 임무를 맡은 유엔군사령부와 사전 협의 없이 DMZ에 중장비를 반입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면밀하게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유엔사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며 "우리 군의 대응은 작전을 진행 중인 장병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답변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두 적대국'으로 규정한 후 남북 간 국경 지대에 지뢰 매설과 GP 복원 등을 통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초 개성공단으로 이어지는 육로인 경의선 도로와 금강산으로 통하는 육로인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또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공동 유해 발굴 목적으로 DMZ 내에 개설한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에도 지난해 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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