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억 원어치 카카오 주식 사겠다"...정신아 대표의 첫 편지에 담긴 약속

16일 첫 주주서한 발송... 투명성·책임경영 강조
해외사업·AI 등 중장기 성장동력 강조

1월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회에서 정신아 당시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신년덕담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주주서한을 통해 매년 2억 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카카오 대표로서는 역대 최초로 주주서한을 보냈다.

정 대표는 16일 카카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 1억 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라면서 "매입한 카카오 주식은 대표이사 재직 동안 매도하지 않을 것이며 주주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주주서한을 보낸 당일 첫 장내매수를 진행했으며 앞으로는 매년 2월과 8월 실적 발표를 마친 후 매입함으로써 이후 경영 실적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또 대표이사 보수의 약 60%를 차지하는 상여가 단기성과급은 그해 주주수익률, 장기성과급은 3년 동안 주주수익률과 연동돼 있음을 밝혔다.

정 대표는 "최근의 주가 상황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기적으로 기초체력 회복에 바탕을 둔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과 인공지능(AI) 개발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단기적으로는 광고 사업과 '선물하기' 기능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의 경우 일본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둔 카카오픽코마의 확장을 예고했다. AI 서비스에 대해선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대규모 모델 연구 개발 중심에서 벗어나겠다"면서 카카오의 핵심인 관계 기반 플랫폼 서비스에 유용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카카오 이사회를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으로 구성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전원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준법과신뢰위원회'와의 소통도 이어가 내부 절차를 검증받는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단지 첨단기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석하고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