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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봤더니] "계곡 물길도 척척"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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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디펜더는 76년 역사와 함께 전 세계에 두꺼운 마니아 층을 형성한 차다. '오프로드'(비포장 도로)의 강자이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원조 격이다. JLR코리아가 3월 국내에 선보인 '올 뉴 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 2024년형은 전장 2m로 디펜더 90, 110보다 차체가 긴데도 기존 모델의 3열 시트를 없앴다. '오프로더'(비포장 도로나 험지를 달리기 위해 설계된 차종)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생활용으로도 적합하게 콘셉트를 바꾼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최근 강원 인제군의 기룡산과 인근 계곡에 JLR코리아가 마련한 험지 코스에서 타 본 이 차는 기존 평가대로 정통 오프로더로서 능력이 탁월했다. 자갈이 많은 흙길을 달릴 때 주먹보다 커 보이는 돌덩이를 타이어로 밟고 지나자 소음과 함께 경고음이 나왔다. 하지만 짧은 진동 끝에 무사히 지났다. 차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강성을 자동 조절한 덕이다. 네 바퀴가 충격을 나누면서 차체 균형 유지를 돕는다.
2.6톤(t)인 차량 무게를 감당하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의 가치는 사람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찬 계곡을 지날 때 더 빛났다. 깊이 들어갈수록 물 소리가 차체를 점점 더 세게 때리고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 느껴져 불안했지만 빠져나오는 데 무리가 없었다.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 지상고를 최대 145㎜까지 올려 최대 900㎜ 수위까지 주파할 수 있는 덕이다.
운전석 옆 11.4인치 직사각형 디스플레이로 전방 카메라가 찍은 물속을 살필 수 있다. 곳곳의 차량 카메라가 찍은 주변 영상도 주행 중 볼 수 있고 차 주변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도 작동한다. 운전석 쪽 차체 바깥에 달린 '에어 스노클'은 공기를 빨아들여 엔진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온로드'(포장도로)에서도 20인치 휠, 400마력 엔진, 긴 차체가 주행 안정감을 선사한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은 짧고 부드러운 편이었다. 전기모터가 엔진 구동을 보조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방식으로 정차하면 엔진이 자동으로 멈춘다. 물론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다시 움직인다.
차의 외관은 널찍한 직각이 주를 이뤄 세련미를 더한다. 그릴을 최소화한 전면부터 직선을 기본으로 완만한 곡선을 적절히 배분한 모습이다. 차량을 옆에서 봐도 후면을 직각에 가깝게 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파노라마 선루프와 짐 칸 지붕에 낸 작은 유리창은 오프로더로서 정체성을 돋운다.
큼지막한 운전대와 널찍한 실내 공간도 편안하다. 작은 기어 봉이 공조 장치가 있는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 위쪽에 있어 운전대에서 손을 뻗쳐 조작하기 편리하다. 콘솔 박스 냉장 기능이 있고 도어 트림에는 철제 볼트가 노출돼 오프로더 감성을 키운다. 좌석도 두툼하고 널찍하다. 뒷좌석 앞 공간과 지붕도 높다. 짐 칸에는 220V, 12V 충전 단자가 있고 뒤 범퍼는 물론 짐칸에도 철제 견인 고리가 있다. 짐칸의 스위치를 눌러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데 반응 속도가 빠른 편이다.
하지만 온로드 주행에서 몇 가지 단점도 눈에 띄었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포장 도로에서 진동을 크게 줄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가속이나 급회전 시 반응도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가속 시 전자음과 비슷한 독특한 엔진 소음도 난다. 운전석 창문을 열면 에어 스노클을 통과하는 바람 소리가 반복된다. 공조 장치, 운전 모드 등을 조정하는 센터페시아의 다기능 다이얼 버튼도 직관성이 떨어진다. 보닛이 높아 언덕을 넘을 때 차량 바로 앞 시야를 가릴 정도다. 국내 출시 가격은 1억4,170만 원인데 복합 기준 공인 연비는 리터(L)당 7.2㎞로 높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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