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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건보수가 협상 시작… 의협 “10% 인상·회의 생중계 선결돼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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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약단체가 내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건강보험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 대가)을 결정할 협상을 16일 시작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선결 조건으로 ‘수가 10% 인상’과 ‘회의 생중계’ 등을 요구해 향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가 50% 수준에서 시작한 보험 수가가 근 반백 년 동안 아직도 원가의 80%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며 “내년도 수가는 최소 10% 이상 인상돼야 하고 이후 조속히 원가의 100%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필수의료, 중증의료를 살리려 한다면 우선 그간 지켜지지 않았던 국고지원금 20%부터 확실히 이행해 보험재정 상태를 정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가 협상엔 의협을 포함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 등 6개 의약단체가 참여한다. 수가는 수술과 처치 등 의료 행위별로 업무량, 인력, 시설, 위험도 등을 고려해 매긴 상대가치점수에 의료기관 유형별로 각각 다른 환산지수(점수당 단가)를 곱해 산정된다. 환산지수가 높을수록 수가가 오른다.
의협은 협상 참여 조건으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와 ‘수가 협상 회의 실시간 생중계’를 요구하며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이란 환산지수를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 행위에 한해 더 올린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시도했지만, 의협이 반대해 무산됐다. 임 회장은 “검체영상에서 수가를 깎아 필수의료에 보충하겠다는 건데 지금도 수가는 어느 진료과든 박하다”며 “정부가 모든 과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실제로 이날 협상이 열린 건강보험공단 서울 영등포남부지사 회의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협상단 모두발언까지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수가 협상은 20여 년 동안 협상 당사자인 공급자 단체도 알지 못하는 ‘깜깜이 협상’으로 불릴 만큼 폐쇄적으로 운영돼 오늘날 의료 문제를 초래했다”며 “의료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날 의협 외에도 한의사협회, 조산협회, 약사회 등과 개별적으로 1차 협상을 진행했고, 17일에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와 협상을 이어간다. 23, 24일에는 2차 협상을, 31일에는 3차 협상을 할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수가 계약은 31일까지 체결해야 한다. 협상이 결렬되면 건강보험 정책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6월 말에 환산지수 인상률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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