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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이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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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인간을 꺼내놓고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한다 / 물구나무를 서면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 // 어느 시절에는 머리카락을 보이는 것이 / 흠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어떤 곳에서는 / 피가 빠르게 도는 것 같다(하략)”
언젠가부터 시집을 펼쳐 들면 표제작을 가장 먼저 읽어보곤 합니다. 이 시 역시 2017년 등단한 이다희 시인의 신작 시집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의 표제작입니다. 알쏭달쏭하고 뚱딴지같아 보이는 시집의 제목은 물구나무를 선 순간의 이야기였죠.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시집의 제목들은 시를 통해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 여기에서 오는 문학적 쾌감은 답이 정해진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만큼 짜릿합니다.
시집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은 사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의 북클럽 ‘문지기’가 독자들에게 보낸 올해의 첫 시집입니다. 처음 가입할 때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에 보내주는 다른 출판사 북클럽과 달리 문지기는 두 달에 한 신간 시집을 정기 배송합니다.
시집과 함께 시인의 편지, 또 ‘시집 깊이 읽기’라는 일종의 안내서도 들어 있습니다. 평소 시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시를 읽어보고는 싶지만 시작이 어려웠던 이들도 시의 세계에 한 발 내딛게 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시집의 담당 편집자는 ‘시집 깊이 읽기’를 통해 “표제작인 ‘머리카락은 머리 위의 왕관’에 흥미를 느낀 독자라면 ‘입 모양을 읽었거든’과 ‘종과 횡과 사선으로’를 찾아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어느덧 한창인 5월, 이 시인의 시집 한 권을 펼쳐놓고 문지기의 안내에 따라 혹은 마음 가는 대로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삶은 갑자기 시가 되고 시는 돌연 일상과 연결”(김영임 문학평론가)되는 순간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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