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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때 죽은 부모가 나타나 성정체성에 대해 잔소리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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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 애덤(앤드루 스콧)은 영국 런던 고층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는 분양이 제대로 안 됐다. 27층에 사는 애덤, 6층에 거주하는 해리(폴 메스칼)만 입주했을 뿐이다. 아파트는 흉가 같다. 고독이 사무친다. 눈치를 챈 걸까. 해리가 위스키를 병째 홀짝거리며 애덤을 방문한다. 애덤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듯해 가슴이 설렌다. 그는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술집 앞에서 자신보다 젊은 사내가 반갑게 아는 척한다. 애덤의 아버지(제이미 벨)다.
아버지는 집에 가서 술 한잔하자고 한다. 애덤은 얼떨결에 따라간다. 젊은 어머니(클레어 포이)가 반갑게 애덤을 맞이한다. 부모님은 작가가 된 애덤을 자랑스레 여긴다. 둘은 애덤이 열두 살 때 교통사고로 숨졌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환각인지, 유령과의 대면인지 알 수 없으나 애덤은 행복하기만 하다.
애덤은 해리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고향 방문이 잦아진다. 부모님과 밀린 이야기를 나누기 바쁘다. 어머니는 애덤의 성정체성을 알고선 얼굴이 어두워진다. 좋기만 했던 어머니와의 만남이 조금씩 불편해진다. 애덤은 뒤늦게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관통한다.
어머니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둘은 부모 없이 자란 애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애덤은 뒤늦게 찾아온 부성애와 모성애에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모든 만남이 그렇듯 이별은 예정돼 있다.
영화는 애덤의 특별한 시간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돌아본다. 부모는 자식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주기 마련이나 자식의 성장 과정에서 갈등이 따르기도 한다. 젊은(하지만 기성세대 가치관을 지닌) 아버지와 어머니는 중년이 된 아들 애덤의 삶에 참견을 한다. 자식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린애처럼 대하는 부모에 대한 우화 같은 표현이다. 애덤은 세상이 바뀌었다며 부모를 설득한다. 죽은 부모와 살아 있는 아들의 만남이라는 특별함을 제외하면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애덤과 죽은 부모와의 사연에 동성의 사랑이 포개진다. 애덤은 수십 년 만에 부모와 재회하는 기쁨과 더불어 새로운 사랑에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사랑은 상실감의 또 다른 표현이다. 부모와의 눈물 어린 이별 이후 해리와의 관계에도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다. ‘식스센스’(1999)를 연상케 하는 반전이 애덤을 기다린다.
제목(All of Us Strangers)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방인처럼 어느 날 나타난 애덤의 부모를 뜻하면서도 사회에서도 이방인 취급받는 성소수자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어쩌면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사람들은 각자 모두에게 영원히 이방인에 불과할지 모른다.
일본 작가 야마다 다이치(1934~2023)의 소설 ‘이방인들’(1987)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설은 일본 영화 ‘이방인과 보낸 여름’(1988)으로 제작된 적이 있다. 앤드루 헤이그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에는 영화 ‘45년 후’(2015)로 알려진 감독이다. ‘45년 후’는 두 노배우 톰 코트니와 샬럿 램플링에게 베를린국제영화제 남녀배우상을 안겨준 영화다.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헤이그 감독의 연출력이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에서도 돋보인다. 지난해 영국 독립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7개 상을 받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7%, 관객 91%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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