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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실 앞 추모행진 허용

입력
2024.05.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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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예방 필요"

경찰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통령 집무실 인근까지 행진하는 시위를 제한한 경찰의 처분을 막아달라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양상윤)는 '전세사기·깡통전세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제한통고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14일 인용했다.

앞서 대책위는 이날 오후 8시 서울역 12번 출구에서 출발해 대통령실 앞까지 이동하며 전세사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취지로 시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대통령실이 군사시설에 해당하는 국방부 부지와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고, 한강대로 인근에서 심각한 교통 불편이 우려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경로를 대통령실 앞까지로 제한 허가했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 같은 경찰의 조치는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처분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해당 조치로 인해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고자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된다"며 "처분의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정 시행령을 근거로 한 경찰의 집회 제한 조치에 제동을 거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고법은 올해 1월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용산서를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고, 지난해 11월엔 "집무실에 '주거기능'이 있다고 해서 집회가 금지되는 '관저'의 판단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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