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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 오너 일가 화합보다 '뉴 한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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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이 완전한 '오너 일가 화합'보다 '새로운(New) 한미'를 위한 구조조정 가속화에 힘을 싣기로 했다.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권 분쟁 재점화 우려를 떠안은 채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한 달여 만에 공동대표직에서 해임한 것이다. 대신 조직 개편과 투자 유치에 속도를 높여 형제가 구상한 새 경영 전략을 그룹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14일 한미사이언스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송 회장을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에서 해임하는 단일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송 회장은 사내이사 자리는 유지한다. 임 대표는 이사회 직후 "회사 발전에 속도를 내야겠다"며 "(투자 논의는) 제가 개인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기존 송 회장(사내이사),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진입한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까지 총 9명이다. 임종윤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 비대면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오너 일가 화합을 상징했던 모자 공동대표 체제는 종결됐다. 주총 이후 임종훈 이사가 송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에 올랐고,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직을 맡는 게 유력한 상황이었다. 결국 조직 개편과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오너가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에는 장·차남이 주도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인사에 대해 송 회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례적으로 인사 발령이 백지화됐다. 화합을 내세운 공동대표 체제가 첫 내부 인사부터 삐걱거리면서 장·차남의 조직개편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장·차남은 한미약품을 5개의 주요 사업 부문과 연구 부문 체제로 만들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투자 유치를 통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투자 유치와 상속세 해결이라는 더 큰 관문도 남아 있다. 현재 장·차남 측은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대표 지분과 오너 일가의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형제가 집안 균열을 떠안더라도 자신들이 결정한 방식으로 관문을 통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송 회장 측이 지분 매각에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경영권을 둘러싼 집안 갈등의 근본 원인인 상속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경영에서 모친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형제간 의견 차이마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경영권 갈등이 모자 사이에서 재점화한 걸 넘어 형제 사이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임종윤 이사 측 관계자는 "일각에서 거론된 형제간 이견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목표했던 구조조정과 새로운 사업 전략을 (동생) 단독대표 체제로 빠르게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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