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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불국사도 위험하다... 녹색연합 "토함산 최소 24곳에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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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국립공원 내 토함산 일대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지점이 20곳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과 불국사 인근에도 산사태가 발생해 문화재 손상이 우려된다. 올여름에도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홍수기 전에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이 13일 발표한 ‘경주국립공원 토함산 산사태 위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경주 토함산 일대 24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이 현장 방문 및 드론 촬영을 통해 확인한 결과다.
산사태 발생 지점은 주로 토함산 정상을 중심으로 해발 400~700m에 집중돼 있다. 가장 큰 현장은 경주시 문무대왕면 범곡리 산 286 일대로, 해발 630m 지점에 2,000평에 달하는 규모의 산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문화유산도 안전하지 못하다. 해발 565m에 자리 잡은 석굴암 일대에도 산사태가 확인됐다. 석굴암 위쪽은 2곳에서 산사태로 인한 토양 침식이 발견됐는데, 석굴암으로 이어지는 경사면과 계곡에 흙과 암석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다는 게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석굴암 입구 주차장 인근 2곳에서도 산사태가 확인됐다.
토함산 정상 능선의 서쪽인 불국사 방향으로도 산사태 10여 개소가 발견됐다. 불국사 경내에 직접 피해를 주진 않았지만 경내 옆 계곡으로 토사가 쏟아진 경우도 있었다. 곳곳에서 산사태 초기 징후도 발견되고 있다. 불국사 인근 해발 510m 계곡의 윗부분은 빗물에 의한 침식이 상당히 진행돼 집중호우 때 문화재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연합은 토함산 산사태가 2020년부터 반복된 집중호우로 인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산사태는 2022년 경북 지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를 계기로 발생했지만 복구 조치 없이 2년 넘게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산사태 방지와 복구의 주무부처는 산림청이지만, 국립공원 관리주체는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다 보니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의 산사태 위험 모니터링이 주로 탐방로 주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토함산 산사태는 태풍 힌남노 이전에 3개소, 이후 10개소를 더 확인해 6개소에 복원 조치를 했고 그 이후 정기 조사에선 추가로 발견된 것은 없었다”며 “녹색연합의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산림청 등 주관 부처들과 협의해 조사 및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이미 발생한 산사태는 장마와 태풍이 오기 전에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기후위기로 점점 강해지는 집중호우로부터 국립공원도 결코 안전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비한 국립공원 재난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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