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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맞아 잦아드는 미 대학가 시위… "여름 전당대회 때 부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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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를 들썩였던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잦아들고 있다. 학생과 대학 당국 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반면, 캠퍼스가 여름방학 시즌에 돌입하면서 운동 구심점을 상실한 결과다. 학생들의 저항이 '거리로 확산되느냐, 사라지느냐'의 기로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더럼 캠퍼스에서 열린 졸업식을 큰 소요 없이 평화롭게 종료했다.
듀크대 졸업식은 최근 미국 대학가 시위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대학은 최근 대학가 학생 시위가 격화된 곳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주요 대학들이 졸업식 본행사를 취소한 상황에서 행사가 열려, 시위의 향방을 들여다볼 가늠자 역할을 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유명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가 이날 졸업식에서 명예 학위를 받으며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큰 반발이 예상됐다.
그러나 졸업생 약 30명이 사인펠드 연설에 맞춰 자리를 떠나는 것 외에 별다른 항의는 없었다. AP는 “이 같은 소규모 항의는 최근 몇 주간 미국 57개 대학에서 2,9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체포된 대학가의 현 상황을 드러낸다”면서 “주말인 11, 12일 졸업식은 대체적으로 평화로웠다”고 평가했다. 미국 학생들은 대학 당국에 '이스라엘 무기 지원과 관계된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위 열기가 극에 달했던 학교의 졸업식도 큰 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위 진원지였던 컬럼비아대는 지난 10일부터 소규모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 대학은 지난달 30일 뉴욕 경찰이 캠퍼스 건물 창문을 깨고 내부에서 농성 중인 학생 100여 명을 연행하는 등 격랑을 겪었다. 이에 대학 당국이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15일로 예정돼 있던 본행사를 취소하고 단과대별로 소규모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는데, 큰 소요 없이 졸업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계 시위 캠프에 폭력을 행사해 시위가 격화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역시 소강된 분위기 속에서 소규모 졸업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역 매체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시위 분위기는 사실상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나 피셔 아메리칸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방학 기간 학생들을 지탱할 수 있는 조직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면서 “운동이 중대한 발전을 겪지 않는 한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이 여전히 캠퍼스 내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반발이 번져 나갈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대규모 시위는 사라지더라도, 이번 시위 과정에서 확인된 친팔레스타인 및 반(反)정부 정서는 언제든 다시 표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피셔 교수는 “오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규모 항의의 표적이 될 것”이라면서 “경찰의 강경 진압 역시 반발 위험을 더욱 키웠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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