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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간직한 일기, AI가 답장 보내주니 '마음 힐링' 효과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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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일기는 '자신과의 대화'라고 한다.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나중에 다시 돌아보는 게 일기다. 그렇기에 실물 다이어리에도, 일기 애플리케이션(앱)에도 잠금 장치는 필수다. 하지만 가끔 그 일기를 누군가가 들춰보고, 내 편에서 위로해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온전하게 비밀을 지켜주면서도 답장은 달아주는 다이어리가 등장했다. 이름도 답장 받는 다이어리를 줄여서 '답다'다. 일기를 하루에 한 번 적어 앱에 올리면 생성형 인공지능(AI) GPT를 바탕으로 한 AI 상담사 '마링이'가 12시간 뒤에 일기 내용에 맞춰 답장을 보내 준다.
실제로 답다를 활용해 일기를 써 봤다. 110여 가지 정해진 감정의 키워드를 선택해 두고 몇 문장 되지 않은 일기임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감정에 맞춰 꽤 성실하게 적은 마링이의 답장이 돌아왔다. '만족스러운' 감정으로 작성한 일기의 답장엔 "계속해서 성공을 응원하겠다"는 내용이, '막막한' 감정을 쓴 일기엔 "다른 활동에 집중해 보라" "마음을 비우고 잠시 쉬어가라" 같은 조언이 담겼다.
답다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아닌 통신사 LG유플러스가 제작한 앱이다. 정확히는 LG유플러스 내 스타트업 방식으로 꾸려진 '마음대로스쿼드'의 프로젝트다. 겉으로 일기 앱처럼 보이지만 이 앱의 목표는 '마음 건강 관리(멘털 헬스케어)'다. AI 상담사인 마링이란 이름도 '마음 케어링'의 준말이라고 한다.
마음대로스쿼드는 사회에 갓 진출한 2030세대를 주 타깃으로 삼아 일기를 쓰고 답장을 통해 위안을 받는 앱을 구상했다. 원래는 실제 상담사가 일기를 보고 답장을 하는 앱이었는데 GPT에게 답을 해보라 했더니 결과물이 좋아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AI 상담사에 대한 고객 반응은 예상한 것 이상으로 긍정적이었다. 상대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내용도 일기로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앱을 기획한 안미화 마음대로스쿼드 PO는 "고객 일기의 내용은 우리도 볼 수 없고 AI도 일기의 내용을 학습하지 않고 답만 내놓도록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답변이 요샛말로 'F(감정)형'1인 점도 인기의 요인이다. 현재 마링이는 일기를 쓴 사람의 객관적 상황은 공감하고 도덕적 흠결은 판단하지 않는 방향으로 답변을 하게 돼 있다. 답장은 일기를 계속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인성 마음대로스쿼드 선임은 "일기라는 건 내면을 되돌아보고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행위인데 우리는 여기에 더해 답장까지 준다"면서 "혼자 생각하면 생각에 매몰될 수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단초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답다는 5월 초 기준 3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고객은 1인당 매주 평균 2.8개의 일기를 작성하고 있다. 대규모 마케팅이나 이벤트 없이 입소문만으로 달성한 성과다. 12시간 뒤에 주는 답장을 5분 안에 받을 수 있는 '빠른 답장' 서비스를 유료 구독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르면 5월 중 AI가 일기 쓰기를 도와 주는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개발진은 답다가 일기와 공감의 앱을 넘어 '인생의 AI 러닝메이트'가 되길 희망했다. 안미화 PO는 "이용자들이 답다를 통해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면 AI가 이 내용을 함께 지켜보고 필요할 때 조언까지 줄 수 있는 앱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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