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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연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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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6일부터 나흘간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진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유권자들이 비례대표로 의원을 뽑는다.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유권자는 약 4억 명이지만 투표율은 50% 정도에 불과해 관심이 저조하다.
유럽의회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를 넘는 민주주의의 실험장이다. EU 회원국에서 선출된 의원들이 국적이 아니라 중도우파, 중도좌파 등 정치 성향별로 정치그룹(원내 교섭단체)을 구성한다. 중도우파는 유럽인민당 정치그룹을, 중도좌파는 '사회주의자 및 민주주의자의 진보연합'(이하 진보연합)을 형성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각 정치그룹이 내세우는 최고 후보(Spitzenkandidat)다. 정치그룹이 행정부 역할을 하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후보를 선거 때 제시한다. 의회 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하면 이 최고 후보가 집행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회원국 상당수가 의원 내각제이기에 정당들이 총선에서 총리 후보를 내고 다수당이 총리를 선출하는 것과 유사하다. 2014년 봄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게 도입됐다.
이번 의회 선거에서도 각 그룹이 최고 후보를 내세웠다. 현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유럽인민당 최고 후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진보연합은 니콜라스 슈미트를 최고 후보로 뽑았다. 그는 집행위원회에서 고용 담당 집행위원이다. 이 밖에 다른 정치그룹에서 6명이 최고 후보로 나섰다.
투표율은 저조하나 유럽의회의 권한은 계속 확대됐다. 2050년까지 유럽을 탄소중립적인 대륙으로 만들려는 '그린 딜'의 경우 의회가 관련 법안을 적극 승인했기에 진전이 있었다. 2019년 12월 취임한 폰데어라이엔은 그린딜을 앞서 추진했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중국 정책 등에서도 EU의 입장을 잘 대변해 왔다.
여론조사에서도 1위여서 그의 집행위원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후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그린 딜' 반대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그린 딜' 반대를 내세운 극우 정당의 지지도가 급상승했다. 집행위원장은 27개 회원국 수반들이 합의해 지명하고 유럽의회에서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따라서 폰데어라이엔을 최고 후보로 세운 중도우파가 제1당이 돼도 의회에서 임명되려면 극우 정당의 지지가 필요하다. 극우 정당은 지지의 대가로 최소한 그린딜 속도 제어를 요구할 것이다. 폰데어라이엔이 연임된다면 업무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으나 '그린 딜'에서는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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