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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정부 대응 요구 속 과기부 장관 "우리 기업 피해 입지 않는 게 최우선"

입력
2024.05.08 16: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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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취임 2년 간담회
"가만히 있는 것 아냐...네이버 입장 최대한 존중"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일본 정부가 네이버를 향해 관계사 라인야후의 지분을 처분하라는 취지의 압박을 가하는 행정 지도를 내린 상황을 두고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과 해외 투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 안팎에서 한국 정부가 나서 압박에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상황에 따라 구체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 2년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라인야후 행정 지도와 관련해 네이버의 의사 결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네이버와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의 라인은 2019년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야후재팬과 합병했고 라인야후로 새 출발 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중간지주사 A홀딩스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공동 경영권을 행사했다. 일본 정부는 그런 네이버에 "라인야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했고 소프트뱅크엔 "자본 개입을 강화하라"고 했다. 일본 매체들도 "당국이 행정 지도로 기업에 경영 체제를 재검토하라 한 것은 드물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NTT서일본에서 사용자 정보 982만 건이 유출됐을 때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행정 지도만 했다. 또 2021년 42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가 빠져나갔을 때도 메타에 지배 구조를 문제 삼지 않았다.

앞서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나 행정 지도를 한 것이나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지배력을 축소하라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네이버로부터 라인을 빼앗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공정과 정의를 위한 IT시민연대'는 7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국회는 물론 정부·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범국가적 TF를 구성해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부처에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시기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네이버에 최상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앞서 3일 기업 설명회(콘퍼런스콜) 도중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AI 진흥 정책 등 성과... R&D 예산 소통 아쉬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편 이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년 임기의 주요 성과로 △누리호·다누리호 발사 성공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 △인공지능(AI) 진흥 정책 등을 꼽았다. 최우선 입법 과제로는 △단말기유통법 폐지 △AI기본법 제정을 강조하면서 21대 국회 회기 내 통과를 희망하기도 했다.

임기 중 아쉬움으로는 연구개발(R&D) 예산 조정 과정에서 과학기술계와 소통에 실패한 점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올해 늘어난 신규 과제 예산을 조속히 집행해 연구 현장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내년도 예산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 삭감 자체에 대해선 필요한 조치였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 체계 위에서 예산을 증액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세종=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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