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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인 이스라엘 참가에… '비정치 지향' 유럽 최대 음악축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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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7일(현지시간) 시작된 유럽 최대 음악 경연 대회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이하 유로비전)'가 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경연 대회이기 이전에 음악 축제인 유로비전은 '비정치적 행사'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참가로 각종 시위가 몰리면서 1956년 첫 대회 개최 이래 가장 정치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로비전은 유럽을 중심으로 56개국에서 68개 회원사를 둔 유럽방송연합(EBU)이 주관하는 연례 음악 경연 대회다. 참가국은 자국 대표로 1팀의 가수를 출전시키고, 대회 기간 중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7개국이 참가하는 올해 대회는 지난해 우승자를 배출한 스웨덴의 말뫼에서 7~11일 열린다. 지난해 1억6,000만 명 이상이 대회를 시청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시청이 예상된다. 11일 결승전이 진행되는 말뫼 경기장에는 약 1만5,000명의 관객이 찾을 전망이라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유로비전은 '정치적 중립'을 참가 조건이자 대회 운영 규칙으로 둔다. 홈페이지에도 "모든 방송사는 유로비전이 어떤 경우에도 정치화하거나, 도구화하거나, 논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대회 참가로 이러한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 이스라엘 국영 방송사 칸이 EBU 회원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참가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가자지구 맹폭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음악 경연 대회에 출전해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 5월 참가 자격이 정지됐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스라엘 대표로 출전하는 에덴 골란의 곡도 논란이다. 골란이 출품한 곡의 원제는 '옥토버 레인(October rain·10월의 비)'이었으나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상기시켜 정치 중립성을 위배한다는 비판에 따라 '허리케인(Hurricane·폭풍)'으로 제목이 변경됐다.
이에 대회 진행 중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최 측은 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등 충돌 요인을 제거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말뫼에서는 최소 2만 명이 모이는 반(反)이스라엘·친(親)팔레스타인 시위도 소집될 예정이다.
스웨덴 경찰은 주변국 경찰의 협조를 받아 보안 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안 당국은 골란에게 '공식 행사 일정 외 외출 금지'를 지시했고, 이스라엘 국민들에게는 '말뫼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과거 유로비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유로비전은 때때로 정치 영향을 받지만 올해는 이스라엘 존재감이 너무 커 행사가 무색해질 것 같다"고 CNN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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