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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오세요"…59조 원 '자본리쇼어링'도 유턴투자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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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억5,000만 달러(약 59조 원, 2023년 기준). 최근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해외 시장을 떠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해외에서 번 돈을 다시 국내에 들여온 '자본리쇼어링' 액수다. 정부는 이런 자금을 국내 재투자로 이끌기 위해 해외 사업장을 완전 철수해야만 주어졌던 '유턴기업 혜택'을 자본리쇼어링 기업에도 주기로 했다. 기업 입장에선 해외 사업장을 유지하면서도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경영상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복귀 기업을 뜻하는 유턴 기업의 기준을 완화하는 '유턴 지원전략 2.0'을 7일 발표했다. 산업부는 최근 미중 무역 분쟁, 자국 보호주의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으로 첨단 산업 기업들의 국내 복귀 필요성이 높아진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으로 자본리쇼어링 규모가 2022년 144억 달러(약 19조 원)에서 1년 만인 지난해 세 배 이상 늘어난 434억5,000만 달러(약 59조 원)가 됐다. 자본리쇼어링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번 돈을 국내로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뜻한다. 기업이 해외에서 영업해 남는 자본금만 국내 법인에 보낼 수도 있고 아예 해외에 있던 공장 등 생산 시설을 국내로 옮기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국내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단 의미다.
다만 자본리쇼어링이 늘어났다는 것만으로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늘린다고 판단할 순 없다. 단순히 잉여 자본금만 국내에서 회수해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는 자본리쇼어링 기업도 '유턴기업'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유턴기업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 사업장을 완전히 철수해야 했는데 해외 사업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본리쇼어링을 하는 기업도 유턴기업으로 간주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유턴 기업에 최대 300억 원의 보조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오준석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해질수록 해외 사업장을 유지해 각종 규제 등 정책을 살피면서 영업 수요를 확인하는 게 기업들에는 필수적"이라며 "그런데 국내에서 유턴기업 혜택을 받기 위해선 이런 전진 기지를 빼야 해서 부담이 됐는데 자본리쇼어링도 유턴투자로 인정받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외 사업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겨 국내 투자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현재 첨단기술(산업발전법), 소부장 핵심기술(소부장특별법)에만 국한된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면제업종 범위도 국가전략기술, 첨단전략기술, 미래자동차 부품·제품 등 전략업종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첨단산업 분야 유턴기업 등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유턴투자 보조금 예산을 지난해 57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렸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유턴투자를 비롯한 투자 활성화는 수출·고용 촉진 효과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 등 경제 안보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하는 등 지원 전략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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