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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들, 졸업식 지키기 안간힘… ‘반전시위 기폭제’ 컬럼비아대는 취소

입력
2024.05.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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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MIT, 텐트 철거 최후통첩
고교도 비대면 졸업한 코로나 세대

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캠퍼스 내 '하버드 야드'에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대의 텐트가 가득하다. 케임브리지=AFP 연합뉴스

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캠퍼스 내 '하버드 야드'에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대의 텐트가 가득하다. 케임브리지=AFP 연합뉴스

친(親)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대에 캠퍼스를 내준 미국 대학들이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을 예년처럼 치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의 두 명문대는 6일(현지시간) 교내에서 농성 중인 시위대에 텐트를 자진 철거하고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임시총장은 성명에서 “계속되는 텐트 농성은 대학의 교육 환경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시위에 참가하거나 시위를 장기화하려는 학생은 정학 등 징계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샐리 콘블루스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도 철수 요구에 불응하는 학생에게는 정학 조치를 취하고 이미 징계 전력이 있는 학생의 경우 가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버드·MIT, "정학당할 것" 최후통첩

이런 최후통첩은 대규모 졸업 축하 행사를 어떻게든 교내에서 진행해 보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공교롭게 올해 졸업 예정자 상당수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대면 행사 없이 고교를 졸업한 세대다. 대학 졸업식마저 파행하면 전형적인 졸업 경험을 연거푸 박탈당하는 셈이다.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한 대학의 경우 대학 측이 캠퍼스 내 경찰 투입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대학 당국의 강경 대응을 교수들이 단속하고 나선 학교도 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대 일부 교수와 교직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측이 물리력을 동원해 시위대 강제 해산을 시도하면 학생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들이 1일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 밖에서 경찰에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경찰은 이 대학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던 학생 수백 명을 체포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들이 1일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 밖에서 경찰에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경찰은 이 대학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던 학생 수백 명을 체포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컬럼비아대는 대형 졸업 행사 포기

이미 대규모 졸업 행사를 포기한 대학도 없지 않다. 지난달 30일 캠퍼스 내 해밀턴홀을 점거한 시위대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100명 넘게 체포되는 홍역을 치르고 아직 캠퍼스 출입을 정상화하지 못한 뉴욕 컬럼비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보안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며 교내 대형 졸업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졸업식은 10~16일 단과대학별로 외부에서 조촐하게 치러진다.

미국 전역 대학 반전 시위의 기폭제 역할을 한 이 대학은 최근까지만 해도 15일 예정된 대학 본부 차원의 공식 졸업 행사를 계획대로 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보안 요원들을 배치한 채 교내에서 행사를 강행하거나 외부에서라도 5만 명 남짓인 통상 참가 규모를 유지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봤지만 결국 모두 여의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컬럼비아대뿐 아니다. 앞서 반전 시위로 90여 명이 체포된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가주대(USC)도 10일 개최하려던 공식 졸업 행사를 취소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는 규모를 줄여 외부에서 졸업식을 열기로 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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