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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일본 기업과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 공동개발… 중국 의존도 낮추기

입력
2024.05.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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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후공정 거점 만들어 중국 비중↓
반도체 후공정 개발 지원 늘리는 일본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로고. AP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로고. AP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오므론 등 일본 기업 14곳과 일본에서 반도체 후공정(첨단 반도체 패키징) 자동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인텔은 일본 기업인 오므론, 야마하발동기, 레조낙홀딩스, 신에쓰폴리머 등 14개사와 함께 후공정 자동화 기술 및 장치를 개발해 2028년까지 실용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그려 생산하는 전공정과 이 웨이퍼를 개별 칩 단위로 분리 조립해 최종 제품인 반도체 칩으로 패키징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업체들은 10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여러 칩을 한데 모아 원활하게 구동하도록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다만 후공정은 다양한 부품을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경우가 많아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관련 공장이 밀집한 이유다. 미국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후공정 생산능력 중 중국은 3분의 1이 넘는 38%를 차지했다.

"중국 의존 지정학적 리스크 낮출 목적"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인텔과 일본 반도체업계가 힘을 합친 것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에서다. 미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지만, 생산 라인을 무인화하는 기술을 갖추면 자국에 후공정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닛케이는 "양국이 반도체 전 공정을 한 나라 내에서 일관되게 생산할 수 있게 해 공급망이 단절되는 위험을 줄이려는 것"이라며 "중국에 의존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출 목적"이라고 짚었다.

후공정 시장이 점차 커지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시장 규모는 올해 125억 달러(약 17조 원)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후공정 거점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개발비 등 수백억 엔(수천억 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후공정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달 라피더스에 500억 엔(약 4,500억 원)을 들여 후공정 연구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가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일본 대기업 8곳과 2022년에 설립한 신생 회사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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