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대출 부실이 일부 비은행 금융사와 증권사의 위기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미국 경제 전문 통신사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이 6일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기준 금융기관 간 상호거래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것은 부실 확산의 징후일 수 있어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3일에도 전 세계 그림자 금융(비은행 금융)의 실태를 보도하면서, 한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그림자 금융 분야에서 면밀히 관찰해야 할 약한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해당 보도가 제기한 우려가 한국은행 등 국내 보고서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금융당국도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인 데다, 기사도 시스템적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도 해외 유력 경제전문 매체가 일주일 간격으로 한국의 부동산발 금융 부실 가능성을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발표할 ‘PF 정상화 방안’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매각이 더딘 부실 사업장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넘길 경우 향후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는 지난해부터 1조 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하고 부실 사업장 매입에 나섰다. 기존 사업자의 버티기로 현재까지 성사된 거래는 2건에 불과해 매각에 나서게 할 유인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전국 3,000여 개에 달하는 PF 사업장 정리에 속도가 높아지면 역설적으로 위기설이 확산될 위험성도 있는 만큼 적절한 속도 조절도 요구된다.
당국은 또 여유 자금이 있는 은행과 보험사가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 공동대출 및 펀드 조성에 나설 경우 건전성 분류를 상향하거나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금융사의 부실 확산을 막을 과감한 대책도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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