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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구 비극’에 튀르키예-이스라엘 갈등도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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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정부가 이스라엘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한다고 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수행을 명분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독자 제재’에 나선 셈이다. 이스라엘은 ‘독재자의 행동 방식’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악화일로를 걸었던 양국 관계가 더욱 틀어질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튀르키예 무역부는 이날 성명에서 “모든 물품을 대상으로 이스라엘 관련 수출입 거래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충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할 때까지 이 조치를 엄격히 시행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형제들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팔레스타인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9일 발표한 ‘54개 물품의 대(對)이스라엘 수출 제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튀르키예 무역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공격을 이어간 탓에 ‘2단계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7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가량으로, 이 중 튀르키예의 대이스라엘 수출이 77%인 54억 달러(약 7조3,600억 원)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튀르키예가 (무역) 협정을 깨고 수출입 항구를 봉쇄했다”며 “이것이 튀르키예 국민과 기업인들의 이익을 무시하는 독재자의 행동 방식”이라고 적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저격한 셈이다.
NYT는 “튀르키예·이스라엘의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 비판에 앞장서 왔다. 올해 1월 이스라엘군의 가자 주민 학살을 비판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나치 독일 지도자였던 아돌프 히틀러에 빗댄 게 대표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도 “쿠르드족 학살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도덕성을 설교할 자격이 가장 없는 인물”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을 직격했다.
두 나라는 이전에도 갈등을 빚어 왔다. 튀르키예는 1949년 이슬람권 국가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정식 국가로 인정했으나, 2010년 이스라엘군 공격을 받은 선박에 탑승해 있던 튀르키예 국적 친(親)팔레스타인 활동가 10명이 숨지자 국교를 단절했다. 2016년 외교 관계가 회복됐지만, 2년 후 양국은 다시 이스라엘-가자지구 국경 충돌 관련 분쟁으로 서로 외교관을 추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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