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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안갯속… 이창용 “4월과 ‘세 가지’ 달라졌다”

입력
2024.05.03 17:00
수정
2024.05.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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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하 지연되며 전제 변화
성장률·지정학 리스크도 점검 필요
"GDP 전망치 상향 조정 불가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시점을 얘기하기 어려워졌다”며 사실상 통화정책방향 원점 검토를 시사했다. 국내외 상황 급변으로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전제가 지난달과 크게 달라졌다는 이유다.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가 5월 통방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며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5월 회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심은 금리 인하 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한 달 새 바뀐 환경으로 이 총재가 꼽은 건 세 가지다. 먼저 ①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시장에선 연내 1~2회 인하에 힘이 실리고,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4월 통방 때만 해도 미국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다”며 “하지만 견조한 경기와 물가 수준으로 볼 때 시점이 당초보다 뒤로 미뤄졌다는 게 전 세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된 ②우리나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예상보다 높은 1.3%(전기 대비·속보치)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수출은 물론, 내수도 깜짝 성장하며 성장률 반등을 이끌었다. 견고한 성장세는 금리 인하 시급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앞서 2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연간 2.1%)도 상향이 불가피해졌다. 이 총재는 “GDP 전망치 상향은 기술적으로 안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얼마를 올릴지가 문제”라며 “내수가 한은 예상과 크게 차이가 나서 무엇을 놓쳤는지, 영향이 일시적인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③지정학적 리스크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이 총재는 “중동사태 악화와 미국 지표 변화가 겹치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며 “앞으로 얼마나 안정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귀국하는 대로 직원들에게 브리핑을 받고 금통위원들과 다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달 통방회의부터는 퇴임한 조윤제·서영경 금통위원 대신 김종화·이수형 신임 금통위원이 새로 합류한다. 이 총재는 “아직 새 금통위원의 생각을 모르고, 기존 위원도 예전 생각을 그대로 가져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화 위원에 대해선 “온화하고 협의를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고, 이수형 위원에 대해선 “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로 보는지 모르겠다”며 “구조개혁이나 제도적 측면에서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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