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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모임통장, 이제 쉽게 못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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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칠순을 맞아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 예약을 실패한 A씨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반 티켓 가격보다 3배 이상 비싼 50만 원이었지만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곧장 거래를 진행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융사기 이력을 확인하는 '더치트'에 해당 계좌를 검색했지만, 사기 이력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입금했다. 하지만 이후 판매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티켓도 받지 못했다. 임영웅 팬카페를 확인해 보니 같은 사기꾼에게 피해를 본 사람만 수십 명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이 A씨와 같은 온라인 중고거래 피해를 막기 위해 카카오뱅크에서 운영하는 모임통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모임통장의 개설 주기를 한 달로 제한하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2018년 출시한 모임통장은 모임에서 공용으로 쓸 수 있는 계좌로, 하나의 계좌에 담긴 돈을 여러 명이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 하나만 있으면 손쉽게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편리성에 올해 1월 순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찾는 이가 많았다.
문제는 사기꾼들이 모임통장을 '대포통장'처럼 악용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2010년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한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어떤 은행에서도 20영업일 내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모임통장은 이 '20일 룰'에 적용받지 않았다. 비대면으로 짧은 시간에 계좌를 개설했다가 폐쇄할 수 있고 그때마다 신규 계좌번호도 부여받는다. 신규 계좌인 만큼 더치트 등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에 사기 이력이 남지 않아 피해자들의 의심도 피할 수 있었다.
모임통장을 활용한 사기 피해가 늘면서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7979'로 시작하는 모임통장 계좌번호와의 거래를 주의해야 한다는 피해 글이 속출했다. 이에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에 모임통장 개설 횟수를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에도 모임통장은 비정상적 사용이 감지되면 제한을 거는 등 고도화된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운영해 왔다"며 "이번 조치와 함께 앞으로도 더욱 안전하게 이용하실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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