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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없는 하마스에 속타는 바이든… "협상 결렬 땐 전부 엉망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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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휴전 협상안을 받아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잠정적 답변 시한'으로 잡은 1일(현지시간)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협상 타결을 촉구하고 있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속내는 특히 초조하다. 역내 안정뿐 아니라, 바이든 정부 중동정책의 성패까지 조기 휴전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격해진 미국 대학가 반전 시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 협상에 정통한 이집트 관리를 인용, "협상안을 받은 직후 긍정적으로 반응했던 하마스 지도부가 점차 불평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26일 중재국인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이 작성한 협상안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휴전 계획 자체에는 만족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자국민 인질 최소 20명을 석방하기 위해 3주간 임시 휴전을 한 뒤, 추가 인질 석방과 함께 휴전 기간을 10주에서 최대 1년까지 늘리는 '2단계 휴전 계획'을 제안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1년 휴전'은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래 이스라엘이 제안한 기간 중 가장 길어서 협상 중재국 사이에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스라엘이 약속을 이행할지 의심스럽다'는 의심이 하마스 지도부 사이에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합의안에 "지속 가능한 평온을 회복한다" 같은 표현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종전을 하겠다'는 명시적 문구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가족들을 만나 라파 공격 강행 의사를 밝히며 이 같은 의심을 더욱 키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하마스를 압박하려는 의도인지, (라파 진격을 고수하는) 연립정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전술인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휴전 협상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양측의 줄다리기를 바라보는 미국은 애가 탄다. 최근 협상이 '라파 진격 전 마지막 대화'로 여겨지는 만큼 결렬 때는 그 파장 역시 막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자지구 내 라파 피란민 150만 명에 대한 인도주의 참사가 현실화할 경우 중동 내 반미 정서는 폭발할 공산이 크다. 이미 요르단 이집트 등 친(親)미국 성향 국가에서는 '제2의 아랍의 봄(2011년 아랍권 민주화 시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고, 숙적 관계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구상 역시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라파 피란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작전을 보고 싶지 않다"며 "이스라엘에 사적으로는 물론 공개적으로 이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날 NYT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이후 미국 대학가에 퍼진 반전 시위로 체포된 학생 수는 1,100명을 넘어섰다. 미국 전역에서 대학생들이 학교에 '이스라엘 무기 지원과 관련된 기업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연대 농성을 벌인 결과다. 학교 및 경찰 당국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여론의 화살은 바이든 정부로 향하고 있다.
특히 이날 컬럼비아대에서는 하루 만에 학생 100여 명이 체포되는 사태가 재현됐다. 이날 낮 대학 당국이 캠퍼스 농성 참여자들에게 정학 처분을 통보하자 학생들은 캠퍼스 시위의 상징적 건물인 해밀턴홀을 기습 점거했다. 이에 뉴욕 경찰은 건물 창문을 깨고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라파 진격이 현실화하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에 대한 항의가 폭발할 것”이라면서 “바이든 정부 관리들은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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