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유일한 산부인과 老의사 3개월 만에 사직

입력
2024.05.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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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 문제… 새로 채용 공고 낼 예정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전경. 인천시 제공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전경. 인천시 제공

인천 옹진군의 유일한 산부인과가 외래진료를 재개한 지 3개월 만에 진료를 중단한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 병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근무를 자청했던 70대 노의사가 건강 문제로 사직해서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천시의료원 백령병원에 부임한 산부인과 전문의 A(73) 전 과장이 지난 3월 말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했다. 그는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폐업한 뒤 백령도행을 택했다. A 전 과장이 부임하면서 의사가 없어 2021년 4월부터 2년 8개월간 중단됐던 백령병원 산부인과 진료도 재개됐다. 그러나 A 전 과장이 사직하면서 3개월 만에 다시 중단됐다. 인천시의료원은 조만간 산부인과 전문의를 새로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백령병원 산부인과는 백령·대청·소청도 등 섬으로 구성된 옹진군의 유일한 산부인과다. 옹진군의 경우 2015년 7월부터 A등급 분만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외래 산부인과 지원 사업 대상이다. A등급 분만 취약지는 60분 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에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비율이 30% 이상 등일 때 지정된다. 백령병원은 지원 사업 기관으로 지정된 후 전문의와 공보의로 외래 진료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섬 지역 근무, 생활 기반시설 등 현실적인 문제로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백령병원에는 의사 2명과 공보의 8명이 근무 중인데, 마취통증의학과와 정형외과만 전문의가 있다. 산부인과을 비롯해 내과·신경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치과는 전문의가 없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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