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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국만의 것 아니다...한글날, 대통령 행사로 격상하고 언어확산 정책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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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국어 학습앱 통계를 보면 한국어를 공부하는 인구가 중국어, 일본어 학습자 수를 능가합니다. 한국어가 세계 6, 7위예요. 더 과감하고 체계적인 한국어 확산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세종시가 그 구심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최민호(68) 세종시장이 ‘한글ㆍ한국어 세계화의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세종시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해 출범한 만큼 '한국어'를 통해 도시의 문화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 도처에서 급증하는 한국어 수요에도 대응하는 한글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3일 코리아타임스와 함께 세종시 집무실에서 최 시장을 만났다.
최 시장은 “한국어는 더 이상 한국과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 등 대중문화에서 촉발돼, 각국 한국 기업들의 한국어 구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계를 위한 현실적 도구로 기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지금의 선진국들은 전성기에 자국어 확산 정책을 펼쳤고 그 덕분에 해당 국가 청년들은 특별한 기술과 능력 없이도 세계 각국을 돌면서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며 "한국어의 위상도 그런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브라질, 베트남 등 한국 기업들이 진출한 지역에서 한국어를 구사할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2, 3배 높은 임금을 받고 일을 시작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세종학당재단에 따르면 2022년 오프라인으로 세종학당 수업을 들은 수강생 수는 11만7,636명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한국 관련 취업을 목적으로 한 한국어 학습을 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처럼 높아진 한국어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최 시장은 우리 정부가 이런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 행사의 낮은 위상이 한 예다. 3·1절 행사는 대통령 주관 행사이고, 한글날에는 총리가 참석하는 점이 상징적이다. 최 시장은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게 경의를 표하는 3·1절도 중요하다”면서도 “언제까지 ‘일제로부터 우리가 독립했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소 거친 비교이지만, 우리의 시선과 인식이 과거뿐만 아니라 우리말을 중심으로 한 미래의 문화강국으로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글날 행사를 서울 밖에서 주관하는 최초의 문화 대통령’이 되어 줄 것을 요청했고 지난해 577돌 한글날 기념식이 세종시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 행사가 서울 밖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아쉽게도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불발됐지만, 한글날 기념식이 세종시에서 개최되면서 ‘세종시=한글 문화도시’ 기반이 마련됐다고 최 시장은 보고 있다.
세종시는 한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구체적으로 △한글문화단지 조성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글 문화도시 최종 승인 준비 △국립국어원, 세종학당재단, 한글박물관 등 한국어 관련 기관의 세종 이전 △건축물 외관과 간판 등 각 시설물에 대한 한글 활용 가이드라인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 시장은 “세종으로 이전이 확정된 국립민속박물관이 개관하면 시너지효과를 내 한글 문화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문자와 언어를 매개로 한 도시 브랜딩 작업은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든 만큼 세종시의 계획이 지나치게 장밋빛으로 비춰지는 부분도 있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맞춤법’ 대회에 대통령상을 제정하도록 관련 부처를 설득해 전국대회로 추진하겠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 철자 말하기 대회인 미국의 ‘스펠링 비(Spelling Bee)’처럼 세계 대회로 육성, 한글의 세계화의 기폭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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