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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골든타임…멀리보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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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2%p 금리 인상, 100조 내수여력 소진
선제적인 광범위·복합 개혁에 진력해야
우리가 총선 열기에 빠져 있던 3월 말을 고비로 세계 경제는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동 불안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경제를 바라보는 기본 가정이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애초 올 경제전망은 조금씩 물가가 안정되기 시작해 6월께부터 세계적 차원에서 금리가 내려가고 경제는 안정성장 가도에 올라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희망적 인식은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 성장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물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다소 회복되고, 장기간 침체를 보였던 건설투자도 지표상으로는 성장세였다.
그러나 이런 희망이 조금씩 약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발표된 가운데 미국의 물가가 도무지 잡히지 않고 있다. 이 결과 미국 금리는 올해 4번의 인하 전망에서 지금은 2번도 많고, 어떤 분석가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마저 내놓고 있다. 금리 하락 가능성이 아예 사라지면서 저성장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가 내리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이 될까? 우선 이자 부담이 줄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거의 5,000조 원에 육박한다. 2년 전부터 대출 금리가 평균 2%포인트 정도 올랐기 때문에 연간 100조 원 정도 이자 부담이 늘었다. 한국의 내수 규모가 약 1,000조 원이기 때문에 내수 여력의 10%가 줄어든 것이다. 그것도 2년째 이어졌는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미국 등 전 세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각국 경제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미국은 어느 정도 호조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이 컸던 유럽, 중국의 회복 속도는 낮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수출도 늘기 어려워질 것이다. 유가 등 원자재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공행진 중이라서 무역수지는 다시 적자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환율 약세는 지속되고 수입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 구조에 빠질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런 우려는 불과 한 달 전까지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다. 왜 다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것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후위기다. 기온 상승으로 기상이변과 작황 부진이 반복되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효율적 자원 배분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코로나19 당시 과도하게 풀렸던 유동성이 시차를 두고 여전히 물가를 자극하는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
아마 정부는 예상보다 높았던 1분기 경제성장률에 도취돼 만족감에 쌓여 있을지 모른다. 또 정치권은 양극화 해소와 민생대책이라는 명분으로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정제되지 않은 정책을 쏟아낼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경제는 미시적 정책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민생지원금과 같은 약간의 돈 풀기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일한 해법은 경제의 기초 체력을 높이는 것이다. 사회 전환을 감안한 장기 계획하에 과감한 정책으로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21세기 들어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실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10여 년째 낮은 상황을 감안한 복합처방이 필요하다.
향후 저출생 고령화, 연금·건강보험·교육개혁, 국토균형발전 등과 같은 광범위한 복합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욕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적극 대응한다면 새로운 경제위기를 선제적으로 막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일 것이다.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정치권을 넘어 지금 한국의 리더와 주류 그룹이 명심해야 할 것은 가장 멀리 본 정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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