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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와 태권도의 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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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는 1,5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삼성그룹 매출의 5배, 대한민국 예산의 2.5배 규모다. 올림픽 정식 종목인 태권도는 세계 203개국이 가입한 글로벌 스포츠다. 국제연맹(IF) 중 이렇게 많은 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도 드물다. 태권도의 가치와 비전은 전환기에 놓인 국가 경제 발전과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약 80조 원 규모인 국내 스포츠시장을 뛰어넘어 세계시장 개척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이다.
1984년 캐나다에서 창설된 '태양의 서커스'는 세계 60개국에서 2억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여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를 기록 중이다. 곡예와 동물 조련 위주의 기존 서커스 틀을 깨고 1,200여 명 예술인이 꾸미는 아트 서커스를 창조해 세계인의 인기를 끌고 있다.
태양의 서커스가 성공한 핵심은 '바꿔라 그러면서 바꾸지 마라(Change it but do not change it)'는 모토로 매번 다양한 레퍼토리와 기술로 변신하면서도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발레 뮤지컬 등 다른 분야의 장점을 취하고 녹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이종(異種) 결합, 창의적 아이디어가 제기되면 즉각 수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상시화', 전담팀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재를 영입하고 최고 대우를 해주는 '글로벌 인재 아웃소싱'도 성공 요인이다.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K컬처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그간 놀라운 공연을 선보여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또 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에너지를 품고 있지는 못한 게 현실이다. 태양의 서커스처럼 종합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신개념의 아트 태권도는 세계 스포츠산업의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다.
태권도의 글로벌 위상을 키우고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려면 범정부적 차원의 세밀한 설계와 노력이 요구된다. 춤과 노래, 뮤지컬 요소를 가미해 크로스오버적 특징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태권도 공연단을 만들되, 다음 요소들을 가미하면 어떨까 싶다.
첫째, 신나고 흥미진진한 스펙터클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둘째, 인류공영 세계평화 등의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셋째,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는 동기 부여가 되도록 태권도 본질에 대한 가치가 전달돼야 한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태권도는 종합격투기, 주짓수 등 다른 무술에 밀려 날로 위축되고 있다. 태권도가 엔터테인먼트,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 등과 결합한다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태권도가 미래 문화산업이자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문화적 영토를 넓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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