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강인, 생애 첫 유럽리그 우승!...이제 '4관왕' 도전 이어가

박지성·정우영·김민재 이어 韓 선수로는 4번째
PSG서 슈퍼컵·리그 우승...프랑스컵·UCL 트로피 정조준

이강인이 지난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파리 생제르맹과 FC바르셀로나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고작 23세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생애 첫 유럽리그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프랑스 리그1 우승을 확정 지으면서 '4관왕' 도전도 이어간다. 한국 선수가 5대 유럽리그(잉글랜드· 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에서 우승한 건 박지성(은퇴)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4번째다.

PSG는 29일(한국시간) 리그 2위 팀인 AS모나코가 올랭피크 리옹과의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승점 58인 모나코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도 PSG(승점 70)를 넘을 수 없어서다. 이로써 PSG는 2021~22시즌, 2022~23시즌에 이어 3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올랐다. 통산 12번째 우승이며, 각종 대회를 통틀어 구단 역사상 50번째 우승을 챙겼다.

전날 팀의 '극장 동점골'에 기여하고도 아쉬움을 삼킨 이강인은 비로소 활짝 웃었다. 이강인은 전날 르아브르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완벽한 크로스로 곤살로 하무스의 헤더 동점골을 도왔다. 하지만 르아브르전(3-3)을 비기면서 승점 1만 보탰는데, 만약 승리했다면 우승 확정 시기는 빨라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승은 그 자체만으로 기쁜 일. 이강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PSG가 제작한 우승 기념 포스터를 게재해 생애 첫 리그 우승을 자축했다.

지난달 18일(한국시간)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과 몽펠리에 경기에서 후반 이강인(왼쪽)이 팀의 4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와 기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18~19시즌 17세로 발렌시아(스페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강인은 컵 대회 우승만 경험했다. 발렌시아 소속으로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PSG로 이적해 올 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에 리그 우승을 경험하면서 한국 축구의 수준을 한층 더 끌어 올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강인은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5대 유럽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은 2006~07시즌, 2007~08시즌, 2008~09시즌, 2010~1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했다. 정우영은 2018~19시즌 리그 1경기만 뛰고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팀의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이 지난해 10월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파리 생제르맹(PSG)과 AC밀란의 경기에서 자신의 PSG 데뷔골이자 UCL 무대 첫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APF 연합뉴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리그 우승을 맛본 이강인은 더 나아가 4관왕도 꿈꿀 수 있다. 슈퍼컵과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오른 PSG는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에 올라 트로피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은 올시즌 PSG에서 리그 2골 3도움을 쌓았고, UCL에서 1골 1도움, 슈퍼컵 1골 등 공식전 4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제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이강인 시대'의 포문이 열린 셈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문제도 해결한 터라 유럽 무대에서 활약엔 제약이 없다. 다만 올 초 카타르 아시안컵 '하극상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는 등 선수로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이강인은 내달 2일과 8일 도르트문트(독일)와 UCL 준결승 1·2차전, 내달 26일엔 리옹과 프랑스컵 결승을 향해 정조준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