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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로 투명도 조절하는 신박한 필름 유럽차에 붙인다

입력
2024.04.29 17:30
수정
2024.04.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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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바스토와 선루프용 필름 수주 계약
전기로 투명도 조절하는 제품
몇 년 안에 조 단위 시장 형성 전망
LG화학 "고부가 전장 소재 사업 확대"

김동춘(앞줄 왼쪽) LG화학 전자소재사업부장과 얀 헤닝 멜펠트(앞줄 오른쪽) 베바스토 첨단 유리 사업 총괄이 25일(현지시간) 독일 바바리아주 가우팅시에 위치한 베바스토 본사에서 SGF 수주 계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김동춘(앞줄 왼쪽) LG화학 전자소재사업부장과 얀 헤닝 멜펠트(앞줄 오른쪽) 베바스토 첨단 유리 사업 총괄이 25일(현지시간) 독일 바바리아주 가우팅시에 위치한 베바스토 본사에서 SGF 수주 계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신학철 부회장이 이끄는 LG화학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더해 전장(電裝·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소재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신 부회장은 3대 신성장 동력(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을 강조하며 LG화학의 미래 비전을 새롭게 다듬고 있다. 신 부회장은 3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석유화학 시황이 좋지 않지만 3대 신성장 동력 투자는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25일(현지시간) 세계 100대 전장 부품 회사인 독일 베바스토(webasto)와 SGF(Switchable Glazing Film) 수주 계약을 독일 바바리아주 가우팅시에 위치한 베바스토 본사에서 맺었다고 29일 알렸다. 이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앞으로 몇 년 동안 SGF를 베바스토에 공급하고 베바스토는 이를 활용해 첨단 선루프 시스템을 만들어 유럽 완성차에 집어넣을 계획이다. 거래 규모는 수천억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SGF는 전기로 빛과 열의 통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필름으로 주로 선루프 등 자동차 유리에 쓰인다. 평상시 불투명하지만 전기가 가해지면 내부 액정이 다시 배열되면서 투명하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SGF는 최근 프리미엄 차량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기본 탑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년 내 조 단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전장용 접착제 등 고부가 전장 소재 사업 확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LG화학은 SGF가 적용된 차량 운전자는 원하는 대로 차량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루프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유리에 SGF 필름이 붙으면 차량 유리를 구역별로 투명·불투명하게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LG화학은 타사 제품보다 빛의 간섭 현상이 적고 어느 방향에서 봐도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존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에서 쌓은 기술 노하우를 통해 국내외에서 200개 이상의 SGF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다.

LG화학은 올해 생산성을 확보하고 내년 하반기 본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연간 자동차 300만 대에 적용 가능한 규모의 SGF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향후 더 선명한 검은색과 빠른 응답 속도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전·측면 유리 등으로 SGF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SGF 외에도 최근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신소재를 적용한 자동차용 부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전자부품을 가볍고 더 단단하게 고정 가능한 전장용 접착제나 자동차 앞뒤 유리에 투명하게 붙여서 안테나 역할을 하게 하는 필름 등 고부가 전장 소재 사업을 꾸준히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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