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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기술 없으면 첨단 반도체도 없다...이재용, 독일 남부 소도시 향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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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소도시 오버코헨을 찾았다. 이곳에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 자이스(ZEISS)의 본사에서 경영진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공급망 핵심 기업 중 하나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유럽 방문에 나선 이 회장은 자이스 본사에서 카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반도체사업부(SMT) CEO 등을 만났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도 동행했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논의했고 최신 반도체 부품과 장비 생산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자이스는 창업자 카를 차이스의 영문 이름에서 따온 '칼 자이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현미경 등에 들어가는 렌즈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지만 178년 동안 쌓아 온 광학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1년 자회사 SMT를 세우고 반도체 계측 장치를 만드는 등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한 세기가 넘게 최고 기술 기업으로 위상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도 일찍부터 자이스를 주목했다.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현 삼성글로벌리서치)가 자이스의 역사와 경영 철학을 다룬 책 '우리가 할 수 없으면 누구도 할 수 없다'를 펴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경쟁 속에 자이스의 몸값은 계속 뛰고 있다. EUV 노광장비를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며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도 이 자이스의 광학 시스템을 쓰고 있다. 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가지고 있고 EUV 장비 한 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 개가 넘는다. 24일에 공식 취임한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신임 CEO가 이날 이 회장의 방문에 동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사들이 치열하게 확보 경쟁을 펼치는 차세대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장비는 EUV를 쏘면서 오차를 없애기 위해 거대한 특수 거울을 사용하는데 세계에서 이 거울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자이스뿐으로 알려져 있다. 자이스는 지난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EUV 기술은 물론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도 협력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이끌고 올해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면서 "자이스와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생산 공정 최적화·수율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2월 인도네시아 삼성SDI 공장을 점검한 후 2개월 만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 중이다. 특히 지난해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 사업부의 실적을 되살린 AI 반도체 시장에서 기회를 적극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월 한국에 왔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만났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네덜란드에서 페터르 베닝크 전 ASML CEO와, 그보다 앞서 5월에는 미국 방문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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