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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정화시킨 화엄사의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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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어둠 속에 빠져있고 날이 밝기는 요원한 이른 새벽. 조용한 산사에 갑자기 천둥 같은 우렁찬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화엄사(전남 구례군)가 깨어나는 순간이다.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서 유래한 천년고찰답게 새벽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을 가리키는 불전사물의 소리에서 시작하고, 해 질 녘 또 한 번 소리로 하루를 마감한다. 삼라만상의 어둠을 걷어내고 천하의 만물을 깨우는 의식인 동시에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이다.
제일 먼저 울린 법고는 땅 위에 사는 중생을, 목어는 물속에 사는 중생을, 운판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마지막을 장식한 범종은 천상과 지옥에 있는 중생을 일깨우기 위해 울린다고 한다. 하지만 굳이 대상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깜깜한 새벽 강렬했던 법고의 울림은 잠으로 몽롱한 정신을 깨운다. 목어는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으로 흥분된 마음에 평온을 선사하고, 운판의 맑고 청량한 음색은 정신을 한곳에 집중시킨다. 마지막으로 울려 퍼지는 범종의 깊은 음은 마음과 머리를 정화시킨다.
요즘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국의 사찰들이 울긋불긋한 연등으로 절 마당을 채우고 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이 시기 가족의 건강 기원이나 소원을 적은 연등을 달기 위해 절을 찾을 것이다. 이왕 절에 발을 디뎠다면 한 번쯤은 불전사물의 소리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차례로 들려오는 불법의 진리를 담은 소리가 마음을 정화해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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