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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일단 만나자" 민주당 "성과 담보해야"... 산으로 가는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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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사전 조율 단계부터 난항이다. 회담 성격과 의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25일 열린 두 번째 사전 협의는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일단 만나서 모든 의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는 대통령실에 맞서 민주당은 '사진만 찍는 회담은 필요 없으니 구체적 성과를 조율하자'고 버티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양측은 본회담 일정은 물론 3차 실무회동 날짜도 잡지 못하고 헤어졌다.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영수회담 동력이 상실되는 분위기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두 번째 실무 협의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회동은 첫 탐색전과 마찬가지로 40여 분 만에 종료됐다. 회동 직후 양측은 각각 별도의 브리핑을 했다. 지지부진한 협상의 이유를 상대 탓으로 꼽았다.
첫 회동에서 의제 보따리를 다 풀어냈던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윤 대통령이 의제 제한 없이 이 대표의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고 공언한 만큼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 지원금과 채상병 특검 등 각종 현안을 회담 테이블에 제시했다. 천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차 회동 당시 민주당이 건넨 의제에 대해 대통령실의 검토 입장을 기대했지만, 구체적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이 남는 준비회동이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회담 성과에 대한 담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야권에 압승을 안긴 총선 민심을 전달하고 윤 대통령의 성의 있는 국정 기조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게 회담 성패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역대 영수회담에서 논의 과제들을 매듭짓지 못하고 민생협의체로 떠넘기며 흐지부지됐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당장 이날 용산에서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해 민주당에선 회담 제안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속내가 너무 보인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일단 회동부터 성사시켜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전 의제 조율이나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은 일단 결과를 만들어 놓자는 건데, 영수회담에서 그런 경우는 없다"며 "일단 이야기를 나눈 뒤 대통령이 할 일, 여당이 해야 할 일을 나눠 후속 논의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고도 했다.
양측의 입장차가 커지면서 민주당에선 회담 결렬 얘기까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이렇게 실무협의부터 성과가 나지 않고 불투명할 바에야 굳이 회담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며 "결국 이 대표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실무 회동 결과를 놓고 지도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어떤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3차 회동 날짜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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