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화가' 김창열이 수행하듯 50년 동안 그린 물방울 그림

입력
2024.04.24 17:14
수정
2024.04.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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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영롱함을 넘어서' 전

김창열, 물방울, 1979, 캔버스에 유채, 182x227cm. 갤러리현대 제공

김창열, 물방울, 1979, 캔버스에 유채, 182x227cm. 갤러리현대 제공


물방울의 개념, 그것은 하나의 점이면서도 그 질감은 어떤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새로움의 발견이었어.

1976년 '공간' 6월호

'물방울 화가' 고(故) 김창열(1929~2021) 화백은 50년 가까이 물방울을 그렸다. 1971년 물방울을 조형 언어로 선택한 후 하나의 소재에 천착한 그의 여정을 총망라하는 회고전 '영롱함을 넘어서'가 24일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했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반세기 동안 변주했다. 1970년대 작품은 멀리서 보면 캔버스 위에 실제 물방울이 맺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1976년 갤러리현대가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활약하던 그의 초대전을 열어 물방울 그림을 처음 국내에 소개했을 때 많은 관람객이 작품에 손을 대려고 했다.

이후 김창열의 물방울은 맺혀 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표면에서 흐르고 캔버스에 흡수되며 다양한 물리적인 형상으로 확장했다. 1980년대 이후엔 물방울을 견고한 중심으로 놓되 다양한 변주와 실험을 시도했다. 물방울 표면에 천자문과 도덕경 등 우주 만물의 원리를 담고 있는 언어를 그리기도 하고 물방울 옆에 먹으로 글자가 지워져 있는 듯한 묘사도 했다.

생전에 14번의 전시를 함께했던 갤러리현대가 여는 작고 후 첫 개인전이다. 1970년대 초반 작품부터 2010년대 근작까지 주요 작품 38점이 소개된다.

김창열 '영롱함을 넘어서'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김창열 '영롱함을 넘어서'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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