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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내 취향 맞춰 화면 톤도 골라줘...소음에 묻힌 목소리도 뽑아내

입력
2024.05.08 14: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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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최신형 OLED TV 리뷰
검정 표현 탁월...보호 필름 뗀 화면처럼 선명
10명까지 '주인님' 기억해 맞춤 화면·채널 제공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 TV. LG전자 제공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 TV. LG전자 제공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가 TV로 환생하면 이런 모습일까. LG전자의 2024년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에보 TV의 다양한 성능을 시연하며 내내 든 생각이다. 최신 AI 기능을 잔뜩 넣은 이 TV는 '주인님' 취향에 맞춰 채널을 추천하고 화면과 음향을 조정한다. 단 자비스의 '초기 버전' 수준이라 화면·음향 보정에 한계는 있다.

이달 중순 서울 마포구 LG전자 베스트샵센터 동교점에서 2024년형 올레드 TV를 구경하기 전, 상품기획 담당자가 최신 액정표시장치(LCD) TV부터 보여준다. 백라이트의 도움을 받아 화상을 표현하는 LCD TV는 검정색이 탁해 화면이 뿌연 특징이 있다. 각 소자가 자체 발광하는 올레드 TV는 검정색 표현이 탁월해 명암비가 좋지만 어둡다는 평가가 많다. 두 TV를 나란히 붙여두고 맨눈으로 선명도를 따져 보면 노트북에 보호 필름을 붙였다 떼어낸 정도의 차이였다. 가격은 163㎝(65인치) 기준 450만 원, 230만 원 선으로 두 배 차이다.

다음은 최신 올레드 TV와 구형 올레드 TV의 화질 비교. 2024년형 올레드 에보에는 화면을 보정하는 온디바이스 AI칩 알파11 프로세서를 달았다. 2023년형 올레드 에보에 넣은 알파9보다 그래픽 성능은 70%, 화면을 업스케일링(해상도 보정)하는 프로세싱 속도는 30% 나아졌다고 LG전자 관계자는 소개했다. 육안으로 본 차이는 50% 더 밝아진 2024년형이 노트북 보호 필름을 뗀 화면, 2023년형이 보호 필름을 절반으로 저며 붙인 화면처럼 느껴졌다.

음질은 AI 기능을 켜고 끌 때 입체감에서 차이가 컸다. 특히 아이돌 그룹 아일릿의 마그네틱(Magnetic) 뮤직 비디오를 일반 음향과 AI보정 음향으로 들어 보니 AI보정 음향은 노래 반주에서 가수 목소리를 '뽑아내 키우는' 기능이 탁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 장르에 맞춰 화면, 음향도 보정된다"고 덧붙였다.


원판 불변의 법칙...저용량 영상은 깨진 화면·모노 음향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능으로 보정된 화면(오른쪽 사진)과 보정 전 화면. 시청 중인 영상을 픽셀 단위로 분석해 장르는 물론, 영상 속 흐릿한 사물과 배경을 AI가 스스로 판단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LG전자 제공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능으로 보정된 화면(오른쪽 사진)과 보정 전 화면. 시청 중인 영상을 픽셀 단위로 분석해 장르는 물론, 영상 속 흐릿한 사물과 배경을 AI가 스스로 판단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LG전자 제공


스마트TV 플랫폼 웹(web) OS는 이런 각종 기능을 '주인님 취향'에 맞춰 제공한다. 계정에 등록해 각종 취향을 입력하고 리모컨에 "내 계정에 로그인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최대 10인의 목소리를 구별해 화질 모드를 바꾸고 자주 봤던 콘텐츠를 추천한다. 동행한 LG전자 관계자 계정에 로그인하자 화질이 푸른 톤으로 바뀌고 스포츠, 여자 아이돌 콘텐츠가 추천됐다. 또 다른 직원의 계정에 로그인하자 화질이 노란 빛깔로 변하고 여행 콘텐츠가 떴다.

함께 출시된 LG사운드바를 함께 틀면 작은 영화관 수준의 음질도 즐길 수 있다. 사실 스피커는 설치 공간에 따라 소리 방향과 증폭 정도, 잔향이 달라서 최고급 스피커의 음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공간 설계 때부터 스피커 위치를 따져야 한다. AI 기능을 단 LG사운드바는 설치 공간에 퍼질 소리 파장을 계산해 원음을 되살리는데 LG 스마트TV 시리즈를 함께 틀면 TV 스피커 음향을 계산해 입체 사운드를 들려준다(다른 브랜드 TV와 함께 틀면 이 기능은 안 된다). 이날 방문한 베스트샵에서는 올해 출시된 5개짜리 사운드바 한 세트 중 가장 큰 한 개 사운드바만 2024년형 올레드 에보 TV와 함께 틀었는데 AI 기능을 켜고 끈 정도의 음향 차이가 났다.

단, 이 모든 기능은 애초 원본 영상이 어느 정도 고용량의 화질, 음질일 때 가능했다. 유튜브에 뜬 1980년대 베를린필의 '신세계로부터' 연주회를 2024년형 올레드 에보 TV와 연결해 감상했을 때는 사운드바를 켜도 음질은 모노였고 보정이 덜 된 깨진 화면이 대형 스크린에 투과됐다. 픽셀(화면을 이루는 최소 단위 사각점)과 픽셀 사이를 메워 화면을 완벽하게 복원하는 수준의 업스케일링 기능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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