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서울대공원 호랑이 '태백' 숨져… 2년 새 사고·질병으로 네 번째 사망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공원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5세· 수컷)이 이달 19일 숨졌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지난 2년간 서울대공원에서 사고나 질병으로 숨진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서울대공원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태백은 맹수사에서 백두와 함께 지내던 중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았고 이후 꾸준히 치료를 진행했지만 호전되지 않고 결국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2일 엄마 '펜자'(14세)와 아빠 '조셉'(13세) 사이에서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난 태백은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호랑이였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태백은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는데 최근 먹는 양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대공원 측은 "약물치료 및 다양한 음식과 방법으로 먹이를 먹도록 했지만 이달 2일부터는 먹는 양이 미미하게 됐다"며 "15일 전신 마취를 통해 영상 및 혈액학적 분석을 한 결과 담도계와 간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성 간담도계 질환의 경우 다양한 연령의 고양잇과 동물에게서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맹수동물의 특성상 지속적인 전신마취와 적극적인 수액 처치가 어려웠고,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치료했지만 눈을 감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의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했고 추가로 외부 기관과 협력해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대공원 측은 "28일까지 맹수사 호랑이 방사장 앞에 태백의 추모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태백이 마지막으로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애도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태백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사인을 철저히 분석할 것을 요구했다. 또 지난 2년간 죽음에 이른 호랑이가 네 마리에 달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2022년 5월에는 사육사가 내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내외부 방사장에 있던 호랑이 간 다툼으로 '가람'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파랑'이 고양잇과 동물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돼 숨졌다. 또 같은 해 8월 '수호'는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에 사는 호랑이는 9마리가 됐다. 시민들은 9마리 가운데 방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조셉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고 먹는 양이 줄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최근 변 상태는 거의 정상 회복됐지만 먹는 양이 평소 절반 수준에 그쳐 지속적으로 치료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랑이들의 잇단 사망을 계기로 보다 체계적인 번식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마 호랑이 펜자의 경우 2013년 한 해에만 두 번의 출산을 하는 등 지금까지 13마리를 낳았다. 야생동물 수의사인 최태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는 "우리나라 동물원들은 보전을 빌미로 반복적으로 동물을 번식시키면서 수용 공간과 인력 등에 비해 호랑이 수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번식을 하더라도 동물복지를 고려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