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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 실상 세계에 타전…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기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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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기록해 세계에 알린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기자가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앤더슨 전 기자가 이날 뉴욕주 그린우드 레이크에서 심장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앤더슨 전 기자는 한국에선 광주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직접 취재해 그 실상을 보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그가 1980년 5월 22~27일까지 광주를 취재해 작성한 기사 원고를 2020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기사에는 "광주 시민들은 기자들과 담화에서 '시위는 처음에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공수부대들이 18~19일 시위자들을 무자비하게 소총과 총검으로 진압하면서 격렬한 저항으로 변했다'고 말했다"와 같은 생생한 증언이 기록돼 있다.
그는 "계엄군이 폭도 3명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 광주 시내를 헤집고 다니며 눈에 띄는 시체는 모조리 셌다"면서, "광주에 들어간 첫날 한 장소에서만 179구를 셌다"고 전했다. 기사에는 계엄군이 외곽으로 물러나 있던 5월 23일 시민들이 거리를 청소하고 곳곳에 있는 잔해와 불탄 차들을 치웠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그와 광주를 함께 취재한 존 니덤에 따르면 앤더슨은 호텔 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진을 찍다가 계엄군의 총격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85년 AP통신 중동 특파원으로서 레바논·이스라엘의 전쟁을 취재하던 중 무슬림 시아파 단체에 납치돼 7년 가까이 구금됐다 풀려났다. 그는 구금 기간 벽에 사슬로 묶인 채 구타 등 잔혹 행위를 겪었으며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석방 뒤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았다.
이후 앤더슨 전 기자는 이란 정부가 납치에 관여했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이란 동결 자금 수백만 달러를 보상으로 받았다. 하지만 보상금 대부분을 투자로 잃었으며, 2009년 파산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플로리다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다 2015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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