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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격, 장난감 수준" 여유 부렸지만… 뒤숭숭한 테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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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생각하면 몹시 괴롭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한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시민 발언이다.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제한된 타격'만을 가하자 "테헤란에 안도감이 퍼져 나갔다"고 FT는 보도했다. 이미 경제 제재 등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전쟁까지 치를 여력은 없다'는 불안감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공개 비판도 표출됐으나 이란 정부는 강경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FT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겉으로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발언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19일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무기를 두고 "장난감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19일 새벽 이란 핵 시설 및 군사 기지 밀집 지역인 이스파한을 타격한 것을 평가절하한 것이다. 양국은 최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공습(1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무인기(드론) 300여 기 발사(13, 14일) △이스라엘의 이스파한 공습(19일) 순으로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포착된다. 우선 최근 교전에서 양국 간 ‘실력 차’가 드러났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확전을 자제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조절했다고 하더라도 이란은 지난 13, 14일 이스라엘 군시설에 피해를 거의 입히지 못한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 공군기지 방공망 일부를 타격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선임연구원은 미 워싱턴포스트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이 이스라엘 인접 국가에서 '대리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스라엘은 모든 수준에서 군사적으로 이란에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反)정부 여론도 부담이다. 최근 이란은 한 해 만에 물가가 30% 이상 오르는 등 미국 제재로 인한 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 탓에 집권 세력에 대한 이란 국민의 반감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인은 FT에 "이란 정부는 나라를 갈등으로 끌어들이는 방법밖에 모른다"고 비판했다.
다만 정부 대책은 '더 강경한 정부'가 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정부는 최근 이스라엘과의 충돌 이후 자국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의 군사적 대응을 비판한 언론인 및 평론가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고, 히잡 착용 의무화 관련 민간인 대상 단속 활동도 급증했다고 보도됐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르우엘 마크 게레히트 연구원과 레이 타케이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 공동기고에서 "이란 정권은 점점 이념적으로 강경하고 편협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제 '이란이 핵실험을 했다면 현재 상황이 더 나았을지' 궁금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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