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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로망 '주 4일제' 첫걸음?… 싱가포르 유연근무제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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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일일일’이라는 직장인의 꿈, ‘주 4일 근무제’. 싱가포르가 주 4일제 도입으로 가는 첫발을 뗐다.
올해 말부터 싱가포르에서는 노동자가 기업에 재택 근무나 시차 출퇴근 등 유연근무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인구 고령화로 나이 많은 직장인이 늘고 노인 돌봄 탓에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는 사례도 이어지자 근무 환경을 개선해 보다 많은 성인을 노동 현장으로 불러오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주 4일제 도입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에 따르면 싱가포르 인력부는 직원이 유연근무를 신청할 경우 기업이 이를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토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정부, 전국노동조합연합회, 고용주연맹 등 노사정이 1년 가까이 머리를 맞댄 결과로, 12월 1일부터 발효된다.
유연근무제는 직원이 총 근무 시간 내에서 출퇴근과 근무 시간, 장소·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제도다. 그간 일부 기업만 자율 시행했는데 이번 조치로 모든 회사 노동자에게 신청 기회가 열리게 됐다.
수습 기간이 끝난 사람은 육아, 간병, 건강 문제 등 ‘합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탄력 근무나 재택·원격 근무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업무 시간을 조정해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때문에 싱가포르 현지 매체들은 이번 조치가 ‘주 4일제 근무 도입’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고용주는 2개월 내에 신청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일 근무 시간 조정으로 생산성이 크게 저하하거나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구체적인 근거를 제출해야 한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이지만, 고용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할 경우 인력부가 경고를 발령하고 관련 교육을 받게 한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 방침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유연근무제 신청 절차 마련 이유로 ①경직된 노동시장 ②노동 인구 고령화 ③노인 돌봄 인력 증가를 꼽았다. 싱가포르 저출산·고령화 속도는 한국만큼 빠르다. 오는 2030년이면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노인 취업률도 높다. 현지 정부는 65세 이상 인구의 30.6%(지난해 기준)가 여전히 일하고 있고, 앞으로 이 비율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
고령 가족을 돌보느라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CNA는 “싱가포르 여성 노동 참여율은 76.6%로 높은 편이지만, 26만 명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간병”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추세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일터 여건을 개선하면 장년층과 경력 단절 여성의 근무 부담이 줄면서 일과 삶 균형을 찾고 업무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노사정 회의 공동 의장을 맡은 여완링 싱가포르 전국노조 사무차장은 “보다 자유로운 근무 방식은 간병 책임을 진 사람이 일터로 복귀하거나, 고령 노동자가 현재 직장을 유지할지를 결정할 때 주요 고려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싱가포르 기업들이 해외 인력 채용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택 근무 활성화로 노동자가 굳이 회사에 나올 필요가 없다면, 기업이 자국민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말레이시아인 등을 선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직원 수가 적은 소규모 회사의 경우 적용이 쉽지 않은 점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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